지난해 11월 초 거제시 장평동 주택가 한 복판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70대 후반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제1형사부(부장판사 성언주)는 만남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A(77·부산)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2일 오전 9시10분께 거제시 장평동 원룸이 밀집한 주택가 식당 앞에서 손자를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60대 초반 여성 B씨가 "만나지 않겠다는데 왜 찾아왔냐"고 말했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옆구리 부위 등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씨는 범행 후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인근에 주차해 둔 모닝승용차 안에 들어가 신문지에 불을 붙여 차 시트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주민 신고로 119에 구조돼 목숨을 구했으나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이날 재판 중 A씨 측은 렘수면행동장애와 파킨승병 증상으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각 범행은 계획적이고 살해 수법도 잔혹한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살인 범행으로 인해 깊은 공포와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한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피해를 배상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살인 범행에 피해자 책임도 일부 존재한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5일 열린 1심에서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보상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고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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