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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조선노동자 67% "업황 개선돼도 떠난 자 안 돌아올 것"...'낮은 임금' 원인 지목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3.03.29 17:25

거제지역 조선소 노동자 10명 중 약 7명은 조선 업황이 개선돼도 이미 거제를 떠난 노동자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및 협력업체 노동자 7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설문지에서 '조선 업황 개선 시 떠나간 노동자들이 돌아올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6.2%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31.1%에 달해 총 67.3%가 부정적으로 봤다.

특히 '조선업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2%가 '낮은 임금'을 1순위로 꼽았다. 그 다음이 '높은 업무강도(17.4%)'와 '위험한 작업 환경(14.8%)'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2015년을 기점으로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조 단위 손실이 불거지고, 발주 시장까지 얼어붙자 정부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조선소마다 감원 칼바람이 불었고, 경영진은 상여금을 깎고 임금을 동결시켰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적용으로 잔업과 특근까지 줄면서, 2015년 대비 최저임금은 64.2% 올랐지만 조선노동자 실질 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무엇보다 선박 건조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더 열악했다. 가뜩이나 원청 대비 50~70% 수준이었던 임금이 더 낮아졌다. 이후 최근까지 찔끔 인상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금도 세후 월급이 200만 원 안팎인 노동자가 태반이다.

이렇다 보니 앞서 거제지역 조선소를 떠난 노동자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덩달아 거제시 인구도 빠져나간 노동자와 그 가족수 만큼 속속 줄어들었다. 조만간 23만 명 유지도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 대부분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나 배터리 공장 등 육상 건설 현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 곳은 조선소에 비해 안전하고 일은 수월한데 일당은 최하 18만 원 선이다. 13만~14만 원 수준인 조선소보다 5만 원가량 높다. 달로 치면 100만 원이 넘는다.

현재 조업 현장에선 일감은 넘쳐나는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조사한 <경남 지역 중소형조선사 기능직 필요-부족 인력> 자료를 보면 작년과 재작년 수주한 선박 건조가 본격화하는 올해 2분기부터 전국적으로 1만 명, 경남에서만 최소 3900명 이상을 충원해야 정상 조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충원은커녕 있는 사람도 못 지키는 형편이다. 관건은 임금이다. 조선협회도 도장 분야 신입 직원 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저임금’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높은 노동강도(16%), 불투명한 미래전망(13.3%), 열악한 근로환경(9.3%)을 이유로 들었다.

노동자들은 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중대재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설문에 45.2%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줄어들 것'으로 답한 응답자는 36.7%였으며 '잘 모름'이 18.1%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산재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을 묻는 설문에 응답자(복수 응답)의 43.6%가 '사업주 의식 변화'를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주 52시간제 폐지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설문에는 5점(높을수록 동의)을 척도로 2.85점이 나와 폐지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이는 한때 현 정부가 입안을 검토했던 '열심히 일하고 몰아서 쉰다'는 주 69시간제 논리를 노동자들은 반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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