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는 우리 아리랑을 인류 무형유산으로 선정했다. 아리랑이 세대를 거쳐 계속 재창조되고 한 국민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아리랑은 늘씬하고 잘 생긴 남녀 아이돌 그룹의 화려한 무대와 율동과 외국어를 섞어 노래와 춤으로 쉽게 하나 되고, 탁월한 IT의 기술력을 배경으로 전략적으로 세계화를 이룬 코리아 발 글로벌 대중가요가 아니다. 누가, 언제부터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를 겨레의 가슴속에 간직된 토종의 전통 민요가 이룬 쾌거이기에 고맙기만 하다. 2009년 8월, 한국의 단독 등재 신청이 거절되자 중국정부는 '한국은 아리랑을 길거리의 노래로 홀대한다.' 면서 중국의 소수민족의 노래로 단독 등재를 시도하는 중이었기에 더욱 감사한 일이다.

▲ 그림=원암 장영주

많은 해석이 있지만, 아리랑은 결코 실연한 여성의 한과 저주의 원망가는 아니다. '나를 찾아가는 기쁨의 노래'로 희망가이다.

건강과 행복과 평화가 살아있는 진리의 세상을 함께 이루라는 깨달음의 노래이다. -아(我, 나 자신), 리(理, 이치), 랑(朗,기쁨)- 이 아리랑의 깨달음을 향한 가사와 가락이 드디어 온 인류의 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인은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어려서부터 몸으로 터득하고 그 바른 뜻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아리랑의 '십 리(十里)'는 거리가 아니다. 십(十)은 곧 음과 양, 시간과 공간, 나와 남, 남과 여, 참 나와 거짓 나가 가로 세로로 합쳐져 하나가 되는 통합과 완성을 상징한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못 박혀 "나는 다 이루었다"라고 하시며 돌아가셨다.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것은 참 나를 깨닫지 못한다면 아무리 오래 살고, 성공하여도 내면의 영혼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널리 서로를 이롭게 하라는 '홍익(弘益)'이 없이는 흥(興)과 신명(神明)나지 않아 그 삶은 병들고 아플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 얼마나 귀한 가르침의 문화인가. 우주 삼라만상 모든 것이 내안에서 하나 되는 '인중천지일 (人中天地一)'의 홍익철학이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며 교육이념임을 다시 모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나의 뇌 안의 정보는 모두 내 것일 뿐이니 스스로 뇌의 주인인 하늘과 하나임을 알리고, 민족의 바른 정체성과 애국 혼을 알리는 국학을 국가적인 시책으로 발전시켜 국민의 뱃심을 뜨겁게 세워 줄 그 사람은 누구 일까?

중국은 최근 북경의 동쪽 해안가에서 시작 된 만리장성을 우리나라의 평양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면서 4만리 장성으로 둔갑시켰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동이족(東夷族)의 사특(邪慝)한 우두머리라고 치부하던 배달국의 제 14대 치우천황을 이제는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 모신다는 '귀근원(歸根園)'에 황제, 염제와 더불어 치우천황까지 추가하여 세 명의 조각상을 세웠다. 낯빛 하나,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자신의 혈통까지 우리에게 덧붙인다. 실소를 짓게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도 심각하므로 그저 웃고 넘어 갈 수는 없다. 그것은 만주와 적봉의 홍산 문명이 도저히 자기 네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기 때문에 미래의 국경분쟁을 사전에 봉쇄하려고 억지를 쓰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억지 주장은 대한민국 강단 사학자들의 한사군이 한반도 내에 있었다는 얼빠진 국사왜곡에서 인용되고 있다. 그러기에 반만 년 우리의 국조 단군과 함께 하는 이 민족의 역사도 사라질 판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건국일인 개천절에 여전히 대통령은 참석은 커녕, 한마디의 축사도 작년부터는 아예 국무총리가 대신했다.  또 국보1호 숭례문의 대들보에는 단기가 아닌 서기가 버젓이 씌어지니, 더 이상 우리나라의 국보가 아님을 웅변한다. 아무리 바르게 전언하여도 당국은 전례가 없다고 온 국민을 두 번이나 국보 하나 못 지키는 바보로 만들고 있다. 뒤틀려 작고 초라해진 우리 역사를 바로 잡고 대한의 얼을 되찾아 당당하게 가슴을 펴는 국민이 되도록 할 사람은 누구일까?

북한은 대선기간 중에 로켓을 발사하며 한겨레를 위협하고, 일본은 빠르고 강력한 우경화로 다시 군비증강을 꾀할 것이고, 중국은 단 한 뼘 땅일지라도 그 흙 위의 이미 지나간 역사마저 결단코 자기의 것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2천 여 년 전, 로마군에게 전멸당한 '마사다 요새'의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으려고 지금까지도 자국의 아이들에게 요새에 오르도록 한 뒤에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마라(Forgive but not forget)" 를 복창시키고 있다.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의 마지막 코너의 동판에는 "망각은 망국(亡國)에 이르고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05년 10월 미국 상원 의원이던 힐러리 클린턴은 주한미군사령관 버웰 벨 장군에 대한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인에게는 '역사 망각증(historical Amnesia)'이 있다고 지적했다. 얼굴이 화끈거리나 바른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홍익인간'이 되어 '이화세계'를 건설하라는 하늘의 메시지는 가장 오래 되었지만 결코 낡지 않는 인류 보편, 불멸의 가치이다. 앙갚음이 아니라 인류 모두의 생존을 위하여서 라도 결코 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인류 최고이자, 헤아릴 수조차 없는 가치인 홍익철학을 한없이 고단하고 위태로운 인류에게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와 민족과 인류에게 꿈과 희망을 줄 바로 그 사람이 절실하다. 그러한 홍익 대통령의 탄생이.

(사)국학원 원장(대), 전국 민족단체 협의회 상임대표회장 원암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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