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거제시장의 1심 선고 공판이 오는 11일 오전 9시40분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통영지원 청사 전경>

박종우 거제시장 배우자와 선거를 도왔던 30대 측근 5명의 1심 선고 공판이 오는 11일 오전 9시40분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6호 법정에서 동시에 열린다. 

이번 공판은 비록 1심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그동안 박종우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시정 동력(動力)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거제시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박 시장 배우자 김 모 씨는 2021년 7월2일 오후 2시57분과 3일 오전 6시36분 두차례에 걸쳐 거제시 둔덕면 사찰주지에게 각 500만원씩 1000만원을 지역농협 계좌로 이체·교부했다.

사찰주지 자진 신고를 받은 거제시선관위는 조사를 거쳐 공직선거법의 「기부행위의 금지 제한 등 위반죄」로 김 씨와 사찰주지를 지난해 5월31일 검찰에 수사의뢰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형사2부는 6개월에 걸친 수사끝에 지난해 11월25일 두 사람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후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종범 부장판사)는 3차례에 속행(심리)을 거쳐 지난달 10일 오후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판검사는 김 씨에게 징역 10월, 사찰주지에겐 벌금 700만원, 추징 1000만원을 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은 돈이 전달될 당시 박종우 시장이 선거에 나설 후보자로서 지위에 있었는지, 교부한 돈의 성격이 사찰의 불사(佛事)를 돕기 위한 순수한 기부인지 여부 등 두가지다.

하지만 검찰은 박 시장 배우자측 주장을 모두 배척하는 한편, 돈을 받은 사찰주지의 행위까지 유죄로 볼만큼 당시 행위를 엄중하게 판단했다.

검찰은 "기부행위 금지를 위반하는 행위는 공정선거를 지향하는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피고인은 당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합장의 배우자이며, 시장 후보자가 되려는 자의 배우자로서 누구보다 공정해야 하므로 다른 양형 참작 사유와는 별개로 법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공직선거법에는 당선자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당선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 등이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또, 같은 시간에 박종우 시장의 선거를 도운 SNS홍보팀 등 측근으로 통하는 30대 5명에 대한 선고 공판도 열린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 6·1 지방선거 전까지 박 시장의 국민의힘 시장 후보 경선과 본선에서 홍보를 돕는 대가로 1천여 만원대 금품을 주고받거나, '변광용닷컴'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말 순차적으로 기소됐다.

지난달 17일 오후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들도 비교적 예상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입당원서 사건 연루자인 A(30대) 씨는 징역 1년6개월, 지역구 국회의원실에서 일했던 B(30대·여) 씨는 징역 1년에 1200만 원 추징 및 가납명령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변광용.com'을 제작·게시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현 거제시장 비서실 직원 C(30대)씨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주간지 기자면서 SNS 등으로 박 시장 선거홍보를 도운 거제시의회 계약직공무원 D(30대·여·동생)씨 역시 징역 10개월, 동생 D씨를 도와 홍보 활동을 한 E(30대·여·언니)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과 450만원 추징 및 가납명령을 각 구형했다·

당시 지역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 시장 배우자에 대해선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볼때 어느 정도 예상됐던 형량"이라면서 "아무리 공직선거법 해당 법조를 넓게 해석해도 피고인의 행위 자체가 시기, 명목을 불문한 '상시기부행위 제한 위반' 입법 취지의 틀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30대 측근 5명에 대해서도 "선거법에 엄중한 최근 법원의 양형 추세로 봐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벌금형이 구형된 1명을 빼고 다소 무거운 선고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들의 선고 결과는 박 시장의 당선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국 이 두 사건에 대한 지금까지 법원의 심리 과정을 살펴보면 각 피고인들이 무죄 받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법조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특히 법원 안팎에 따르면, 재판 과정을 미루어 볼때 두 사건 연루자 중에 유독 진술 번복이 잦았던 일부 피고인에 대한 법정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박 시장이나 주변의 희망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남겨둔 항소·상고심을 감안해도 거제 시정은 '선거 리스크'로 인해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와 함께, 현재 부산고법에 계류중인 박종우 시장 본인에 대한 경남도선관위의 재정신청 사건도 주목되는 변수 중의 하나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박종우 거제시장을 불기소 처분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산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고등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반드시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고등법원의 판단 기한은 3개월이나, 반드시 기한을 구속받진 않는다.

통상적으로 3개월을 전후로 결론이 나오는 재정신청이지만, 부산고법은 정해진 기한을 훨씬 넘기고도 아직 결정을 미루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재정신청된 유사 사건 2건은 이미 지난 2월 말에 기각 결정이 나왔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선 오는 11일 박 시장 측근들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법원이 재정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어떻든 오는 11일 예정된 1심 선고 결과는 박종우 시장이 추진해 온 거제 시정이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사법 리스크로 인해 삐걱거릴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박종우 시장은 지난해 당선 직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모든 법적 문제는 사법기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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