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거제 양정터널을 역주행해 시속 166㎞로 달리다 사망사고를 낸 30대 가해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대)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15일 새벽 1시45분께 혈중알콜농도 0.190%의 만취상태로 자신의 K7승용차를 운전해 거제시 아주동 신협 인근 삼거리에서 역주행으로 양정터널로 진입해 2.5km 가량을 달리다 터널 출구를 200여 미터 남겨둔 지점에서 정상 차로로 마주 달려오던 액센트와 제네시스 승용차를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엑센트 승용차를 운전하던 여성 B(당시 27세)씨가 숨지고, 뒤따라 제네시스를 운전해 가던 B씨의 어머니(40대)도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B씨와 B씨 어머니는 고현동에서 가게 일을 마친 뒤 각자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길이었다.

앞에서 액센트 승용차를 운전해 가던 딸 B씨는 A씨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그 충격으로 병원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내 소생치 못하고 숨졌다. 차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대파됐다. 

가해 운전자 A씨는 특히 아주동 22번 교차로에서부터 사고가 난 양정터널 200ｍ 지점까지 2㎞쯤 구간은 제한속도인 시속 70㎞보다 96㎞를 초과해 시속 166㎞로 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의의 참변을 당한 딸 B씨는 서울 쪽에서 메이크업 계통 일을 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이 있는 거제로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가게 운영을 도와 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날도 세 가족이 함께 가게 일을 하다 아버지는 먼저 집으로 귀가했고, 모녀만 남아 마감을 한 뒤 각자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원래 액센트 승용차는 아버지 소유였지만 이날은 딸이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제의 한 시내버스 소속 운전기사였던 A씨는 사고 당일은 쉬는 날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만취한 채 핸들을 잡았으며, 당시 사고로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7일 열린 1심에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3단독 차선영 판사는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비록 3천만원을 공탁했으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유족이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을 파기할 만한 사유는 없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사고 당시 충돌하는 장면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 갈무리. 출처=경남경찰청>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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