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지난 11일 통영지원에서 1심 선고를 받았던 박종우 거제시장 배우자와 사찰주지가 항소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또 박 시장 선거를 도왔던 30대 3명도 검찰이나 본인이 항소를 제기했다. 나머지 30대 2명은 항소를 하지 않아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박 시장 배우자 측이 '무죄'를 주장하며 막판 항소장을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박종우 시장은 1심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시장 배우자 측은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았으면 1심 선고를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다"며 "검찰이 항소했기 때문에 무죄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도 지난 16일 오후 '양형부당'을 이유로 박 시장 배우자와 사찰주지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또, 지난 16일 박종우 시장 배우자, 사찰주지와 함께 '변광용.com'을 만들어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거제시장 비서실 직원 김 모(30대) 씨에 대해서도 상급심 판단을 다시 구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신분 유지에 지장을 받는 거제시의회 30대 여성 공무원은 지난 17일 오후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쌍방항소에 따른 피고인 5명의 항소심 재판 관할은 부산고등법원 창원항소부가 맡게 된다. 두개의 사건이지만, 1심 처럼 사실상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해 진행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과 거제시당지역위원회는 1심 선고 직후 "그동안의 사법 원칙과 정의, 판례를 뒤엎는 명백한 봐주기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지역 법조계 일각에서도 공직선거법에 단호히 대응해 온 법원의 기존 판결 추세는 물론, 판사의 재량권을 감안하더라도 유독 이 사건에 대해선 '지나치게 너그럽다'는 입장을 취했다. 

구속력은 없지만, 실제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선거범죄 양형기준을 보면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선거관계인의 기부행위'는 가중요소로 판단해 '징역 8월~2년'에 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박 시장 취임 이후 대과없이 시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온 점과 앞으로 산적한 대규모 현안사업 추진은 물론, 거제시정 전반의 추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다행'이라는 등 엇갈린 평가와 반응이 쏟아졌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검찰과 피고인 측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앞다퉈 상소한 만큼, 앞으로 전개될 항소심 재판에서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종범 부장판사)는 2021년 7월2~3일 거제시 둔덕면 한 사찰에 1천만원을 기부한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 배우자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지 않는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배우자·존비속·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 등이 벌금 300만 원 이상에 해당되는 형이 최종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지되는 기부행위를 해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하고 공정한 선거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유죄 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기부가 선거 시점과 상당히 떨어진 시기에 이뤄졌고, 사찰주지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데다, 계좌를 통해 1000만원을 이체한 점으로 미뤄 기부행위의 불법성이나 선거와의 관련성 인식이 다소 미약한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주문에 벗어나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사찰주지에겐 벌금 100만원 선고와 함께 1000만원에 대한 추징 및 가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변광용.com'을 만들어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는 김 씨에게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전 거제시장이 개발이익금 환수 관련 정산 검토서류없이 정산했다는 부분을 허위의 사실이라거나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의힘 입당원서 관련 공직선거법의 '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실 직원이었던 30대 여성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와 함께 1200만원에 대한 추징 및 가납을 받았으나, 지난 12일 가장 먼저 항소했다.

또 박 시장이 운영하던 주간신문 기자인 동생을 도와 준 30대 언니도 벌금 100만원과 450만원 추징 및 가납 명령을 선고받았으나, 본인이나 검찰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벌금형이 확정됐다.<수정 5.19. 08:30→기사 일부 보강 및 재배열>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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