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원이 지난 1일 저녁 70대 할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한 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사등면사무소 앞 로드뷰 사진.  이곳은 좌우측 인도 폭이 좁다. 특히 우측은 우수관로 덮개만 있을 뿐 아예 인도가 없다. 사고 당시 70대 할머니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사등농협 방향으로 우측을 걸어가다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시내버스 범퍼에 부딪쳐 중상을 입었다>

차량과 주민 통행이 많은 도로인데도 인도(人道)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늘 주민들이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 지점에서 결국 70대 노파가 시내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10분께 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사등면사무소 앞 도로 우측을  따라 사등농협 방향으로 걸어가던 70대 할머니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시내버스에 치였다.

이 사고로 피해 할머니는 전신 타박상과 늑골이 골절되면서 장기를 관통할 정도로 상태가 위중해 거붕백병원을 거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긴급 후송됐다.

다행히 현재 수술을 받고 회복중에 있으나, 고령에다 기저질환이 있어 앞으로 경과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정도로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날 사고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사등면사무소에서 사등농협 방향 우측 35m 지점에서 걸어가던 피해 할머니를 운전기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채 버스 오른쪽 범퍼로 충격하면서 발생했다.

인근에서 사고를 목격한 주민에 따르면, 도로를 건너려다 시내버스에 부딪친 피해 할머니는 충격으로 2~3m를 날아가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질 정도로 아찔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주민들의 재빠른 현장 조치로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현장 수습에 나섰던 한 주민(여)은 "당시 할머니가 제대로 호흡을 못할 정도로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보였다"면서 "불상사 없이 회복중이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거제경찰서는 모 여객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입건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사고지점이 평소 주민들에 의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거제시나 경찰에 수차례 직·간접으로 민원을 제기해 왔던 곳이라는 점이다.

사고지점 부근은 사등농협 방향의 좌측 인도는 확보돼 있으나 군데군데 전주로 인해 원활한 통행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우측은 아예 인도가 없어 좁은 우수관로 덮개 위를 행인들이 지나 다닐 정도다.

이곳은 남파랑길 16코스 구간(고현버스터미널↔사등면사무소)의 일부다. 평소 차량 통행량도 많은데다, 좌측 인도를 따라 해안데크로 이어지는 길에는 인근 주민과 걷기를 즐기는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 이장을 통해 수차례 우측 인도를 확보해주든지, 아니면 아예 우측으로 행인이 다니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워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고지점 인근 빌라에 사는 한 60대 주민은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면서 "보다시피 우측은 아예 인도가 없어 우수관로 덮개를 밞고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좁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통행이 많다보니 특히 이번처럼 비가 오거나 야간에는 더욱 위험하다"며 "도로를 확·포장하면서 인도를 확보하든지, 아니면 폭이 좁은 곳은 행인이 못다니도록 조치해야 하는데도 수십년째 이대로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꼭 사람이 죽고 다쳐야 행정이나 경찰이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공무원들도 눈이 있으면 현장에 와서 좀 제대로 보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게 정상 아니냐"고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교통사고 발생지점과 부근 전경. 출처=Daum 스카이뷰>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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