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옥은숙] 저 일을 사람이 다 하다니.....옥은숙 / 전 도의원, 농어촌희망연구소 대표
거제저널 | 승인 2024.06.15 20:51

- 기온 1도 상승할 때마다 식량 생산량은 3~7% 줄어든다 -

올 1월 말에 결성한 ‘농어촌희망연구소’ 산하의 ‘농어촌희망봉사단’이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국가적인 행사와 계절적인 문제로 미루어오던 봉사활동을 표고버섯 농장에서 두차례 실시했다.

평일과 주말에 각각 실시된 봉사활동에 약 120명의 봉사단 단원 중 개인적 사정을 고려해 30여 명의 단원이 참여해 줬다.

필자도 그동안 제법 적지 않은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멀리는 태안 기름유출 현장부터 최근의 둔덕 포도밭까지 다양한 현장을 가 봤지만, 가장 마음이 아프고 시린 곳은 역시 농어업 현장이다.

벼농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람의 노동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동집약형 산업은 다 비슷한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중·소농가의 고통은 더 크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자연적인 쇠퇴 현상 속에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농민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했던 표고버섯 농장도 마찬가지였다. 구멍을 뚫은 참나무에 종균을 접종하는 과정이었는데 8명이 오후 내내 겨우 약 30개의 표고목에 접종했다.

그런데 잠시 쉬는 시간에 뒷산 버섯 재배지에 가 봤더니 작년에 접종했다는 참나무 수백 개가 대각선으로 거치돼 있었다.

도대체 농장주 부부는 저 벅찬 작업을 어떻게 해냈을까 싶어 가슴이 시렸다.

에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기현상)이 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로 최근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다.

그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상기후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식량 생산량은 3~7% 줄어든다는 농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는 수입 농산물의 관세를 낮춰 수입 물량을 늘려 물가를 잡으려고 해 왔지만 역부족이다.

사과는 88.2%, 배는 87.8%가 올랐다. 생과일은 원칙적으로 수입이 금지된다. 엄격한 8단계의 수입 위험분석 절차를 거치는데 평균 8.1년이 걸리는 데다가 그나마 허용된 품목은 감, 포도, 키위, 자몽, 레몬, 체리 등 극히 일부분이다.

‘식물방역법’이나 ‘국제 식물 보호 협약’, ‘WTO의 위생 및 식물 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 등으로 엄격히 수입을 제한하는 이유는 바로 수입국의 자연 생태계와 농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원론적인 수칙을 어기면서까지 물가를 잡기 위해서 무차별적인 수입을 진행한다면 끔찍한 재앙이 현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자연 생태계와 파괴도 심각하지만, 농수산업계의 생산 체계 붕괴는 더 끔찍하다.

사과의 예를 들자면, 수입으로 물가를 잡으면 국민에게는 이익이지만 재배농은 파산하게 되어 결국 사과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게 된다.

비단 사과뿐이겠는가. 2022년부터 세계적인 식량 위기는 발생하고 있다.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인도가 가뭄과 홍수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자 쌀과 양파의 수출을 금지한 바가 있고, 같은 원인으로 인도네시아가 팜유를, 이집트가 밀과 콩에 대해서 식량 수출 제한 조치를 했다.

‘안남미’라고 불리는 ‘인디카 쌀’은 찰기가 없어서 일부 동남아시아 음식점에서만 소비되는데, 인도가 쌀 수출을 금지하자 인도산 안난미 가격이 국내산 쌀값보다 비싸진 기이한 현상이 생겼다.

그래도 생명산업의 공익적 가치와 식량자급률의 가치를 평가 절하할 것인가.

이제 수확량 감소는 상수가 돼가고 있다. 수입 농산물에 의존하는 근시안적인 대처를 버리고 공급과 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세밀하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겨우 4시간 정도 작업을 하면서도 좀이 쑤셔서 이리저리 비틀며 힘들어했는데 표고버섯 농장주의 아내는 거의 2시간 동안 수도승처럼 꼼짝도 안 하고 앉아서 작업 하던 광경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농업 실상을 보는 듯했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1차 산업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거제저널  gjjn3220@daum.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제저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붕붕 2024-06-27 23:14:40

    현재의 영세 농민들의 생활을 개선하자는 구호라면 납득하지만 위협적인 구호 공포감에 호소하시건 이제 따분합니다. 북한은 식량자급이 92%라는데 알다시피 식량 건강 상태 개판이잖아요? 위정자들의 올바른 인식 개선의지가 지금 시점에서 정말 필요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은 식량 척화비 같은거라구요   삭제

    • 붕붕 2024-06-27 22:50:50

      대한민국의 농업을 살리고 싶으면 구호만 몇년간 우려먹지말고 기업농 육성(설마 할매 할배 아줌씨 밭때기 논때기로 식량자족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건가 ?)
      유통구조 개혁, 선행되야 된다 옥이 할 수있나? 그리고 옥의원님 식량을 무기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방어를 해야하니 마니하는데
      글로벌이 인정머리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굶어서 죽게 무기화하도록 횡행하게 냅두지도 않습니다.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식량을 무기화해서 겁박해도 그정도 이겨낼 국력도 충분한 나라구요   삭제

      • 붕붕 2024-06-27 22:49:22

        난 옥은숙의 이런 기고를 볼때마다 참 짜증이
        왜냐 1차 산업 농업 살리자 식량 자족화하자 구호만 외치고 있기때문
        식량자족을 달성한 유럽 국가들도 인건비때문에 아프리카의 값싼 노동력으로
        사실상의 노예노동 식량생산을 한다고 비판받는데 높은 임금과 식량생산에 알맞지않는 대한민국의 기후 그 잘난 기후위기속에서 수입에 의존 하지 않는 자족화가 현실성있냔 말이지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