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후학교 수업 장면>

삼복염천(三伏炎天)이 가까운데도 장마는 좀체 물러갈 줄 모른다. 비가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이 벌써 3주째. 

장마라곤 하나, 햇볕이 쨍쨍하다 갑자기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기상 예보도 번번이 골탕 먹기 일쑤다. 

마침 햇볕이 잠깐 보인 날, 이전부터 궁금했던 '경남기후학교'를 찾았다. 평소 유명한(?) 환경단체는 귀에 익었지만, '기후학교'라는 생경한 이름도 발걸음을 재촉한 이유다.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소노캄거제' 바로 앞 켄들하우스 건물 4층. '경남기후학교'는 이 곳에서  '농어촌희망연구소'와 더부살이를 하고 있었다.

경남도의원을 지낸 옥은숙(56) 씨가 '경남기후학교' 대표다. 교장은 기자 친구로 3년 전 명예 퇴직한 문상근(64) 전 장평중학교 교감이 맡고 있다. 

기자를 반갑게 맞은 옥 대표는 "기후학교는 별도 사무실을 내지 않고 농어촌희망연구소 이사회의 허락을 받아 함께 살고 있다"며 "사실 기후변화와 농어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두 단체는 같은 방향을 보고 간다"고 설명했다.

기후학교에는 현재 약 70여 명의 회원이 있지만, 별도로 내는 회비가 없어 사실상 예산이 전혀 없는 비영리 법인 단체다. 그러다 보니 가끔 갖는 회의나 연찬회 때는 '농어촌희망연구소'의 교육실을 빌려 쓰는 형편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의 공익 활동을 인정받을 때가 오고 추후 행정기관의 공모사업 등에 선정되면 제대로 독립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옥 대표를 만나 '경남기후학교' 얘기를 짤막하게 들어봤다.

- '경남기후학교' 설립 목적과 중점적인 활동은?

<옥은숙 경남기후학교 대표>

환경 교육과 환경 실천 캠페인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2023년 1월 설립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도 상승률 1.5도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실현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의 환경 교육과 친환경적 생활 태도가 중요하나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기후 위기는 당면한 지구 위기다. 당연히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린 세대의 의식변화와 친환경적인 실천이 가장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2학기부턴 거제를 비롯한 도내 초·중학교의 환경 교육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설립 추진 중인 가칭)환경교육지원센터(현 동부초 부지 일부)에서도 앞으로 우리 경남기후학교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요즘 학교에서 정식 '환경'수업을 한단 말인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서 학교에서의 환경 교육이 의무화가 됐다. 딱 몇시간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적절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환경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고 할 정도로 환경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비교과 수업 시간을 이용해 환경 교육을 하고 있으나 내부는 물론, 환경 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외부 단체도 드문 실정이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 '경남기후학교'는 지난해부터 착실히 준비해 왔다.

- 자체적으로 역량 있는 전문강사가 있나?

우리 단체에는 국가 자격증인 환경교육사, 자연환경 해설사는 물론 교사자격증을 가진 23명의 전문강사진이 있다. 이들은 전문적인 연찬과 연수를 통해 가히 환경전문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탄소중립, 에너지, 멸종위기, 생물다양성, 물, 환경과놀이 등 6개 분야의 자체 학습 교재를 제작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학교 측이나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현재 자격증을 준비하는 회원과 환경 활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회원들도 상당수 있다.

- 무료나 재능기부는 아닐 건데?

학교 회계법에서 규정한 강사비를 받는다. 물론 세금을 제외한 전액을 강사에게 지급한다. 자격증 취득이나 연수, 교재 연구 등 교수 활동을 위한 경비를 위해서라도 합당한 강사비는 당연하다.

단 ‘경남기후학교’에서 담당하는 제반 활동 즉 수업 지원이나 행정 활동, 대외 활동 등은 공익적 봉사활동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경남기후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예산은 없다.

- 관심있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화석 연료로 만든 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해야 교역이 가능한 시대가 코앞에 와 있다. 선박도 마찬가지다. 우리 지역의 양대 조선소도 탄소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선박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 않은가?

RE100이나 ESG 경영은 앞으로 실현해야 할 가치가 아니라 당면한 중차대한 과제다. 기성세대도 물론이지만,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아가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때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 현상을 만들었고 그것으로 인해 이상 기후와 자연 재앙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결국 식량 위기로까지 나아가게 될 것이니 결국 인류 전체의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우리 '경남기후학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환경 교육에 매진해 지구 온도 상승률 마의 1.5도를 막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란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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