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한국식 나이'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해 1월1일을 기준으로 한 살을 먹는 한국식 나이가 일상생활과도 맞지 않고 여러면에서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일에만 '한국식 나이' 폐지 청원이 10건 이상 올라왔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한국식 나이의 기괴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연 이어 올라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청원인은 "왜 굳이 매년 1월1일 한 살을 먹는 나이를 쓰는 거냐"며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나이 세는 법이 헷갈린다고 한다. 세는 나이와 연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식 나이'는 '세는 나이'라고 하는데 1월1일에 태어나거나 12월31일에 태어나거나 갓 태어난 아이는 모두 한 살로 친다. 그런데 지난해 1월 1일 태어난 아이나 지난해 12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새해 1월1일 똑같이 한살을 더 먹어야 맞는데, 12월31일에 태어난 아이는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두살이 되는 모순이 생긴다.

'한국식 나이'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은 주변국에 세력을 뻗치며 자신들의 유교적 관습까지 강요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때 몇몇 나라가 '세는 나이'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폐지됐다.

20세기를 전후해 '세는 나이' 종주국인 중국을 비롯해 일본, 북한 등도 이 계산법이 옳지 못하다고 모두 폐지했는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아직 사용하고 있다. 

'연 나이'는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 나이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남자는 19세가 되면 일괄적으로 징병검사를 받도록 돼 있는 병역법과 청소년보호법 등 일부에 적용된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만(滿) 나이' 셈법은 0살로 태어나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한살씩 먹는 방식이다. 우리도 민법상으로는 '만 나이'를 쓰도록 돼 있어 모든 관공서나 병원, 행정상으로 폭 넓게 통용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만 한 사람이 무려 3가지 나이를 갖고 있는 것이어서 이번 청원 결과가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 지난해 L.POINT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남녀 2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나이 계산법에 대해 질문한 결과 '만 나이로 나이 계산법을 통일하자'는 의견에 응답자의 68.1%가 동의한 것으로 나왔다.

따라서 이제껏 사용해 온 한국식 나이를 무조건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기 보다, 생활에 혼선과 불편을 준다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여론 수렴을 통해 개선 여부를 검토하는 게 합당해 보인다.<거제저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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