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소 협력업체를 운영하면서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등 수십억원을 떼먹고 회삿돈을 제 마음대로 펑펑 쓴 50대 사업자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지청장 박종일)은 근로자 81명의 임금과 퇴직금 등 총 14억7000만원을 체불한 사업주 A(56·거제시)씨를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노동부 통영지청에 따르면, 구속된 A씨는 거제 한 대형조선소 하청업체를 운영하면서,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임금에서 공제한 고용보험·건강보험료 등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허위 서류 등으로 장애인 노동자를 등록해 장애인 의무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와함께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 등에게 월급을 지급한 후 이를 다시 본인 명의 통장으로 되돌려 받아 유용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배우자와 함께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 소유의 고가 차량을 마음대로 처분하는 등 약 15억5000만 원의 법인 자금을 유용한 혐의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A씨는 노동부 조사에서 “원청과의 불공정 거래 때문에 임금을 체불한 것”이라고 발뺌한 걸로 전해졌다.

통영지청은 A씨가 임금 체불 청산 의지나 법인자금 유용에 대한 아무런 반성이 없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구속됐다.

박종일 통영지청장은 “노동자의 임금체불에 따른 고통을 외면한 채 법인 자금을 임금청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임의 사용하는 등 악의적인 체불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조선협력업체 대표 B(61·거제시)씨는 "어려운 조선 경기로 대부분의 협력사 대표들은 허리를 조여가며 매일 매일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저런 인간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선량한 사업자들까지 힘이 빠진다"고 분개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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