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보이는 주택 윗쪽으로 불법으로 임도가 수백미터 개설되면서 많은 산림이 훼손됐다. 6월18일 촬영>

거제시 산림녹지과의 석연치 않은 해명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거제시의회 제216회 제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장에서 박형국 의원(더불어민주당, 거제 나)이 말산업육성법 제17조에 따른 '농어촌승마시설의 부적격 여부'를 시정 질문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산 120번지 일원의 불법 임도개설을 위한 산림훼손 행위에 대해 변광용 시장을 상대로 질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변 시장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김 모 산림녹지과장에게 산 120번지 일원의 640m 임도 개설을 위한 불법 산림훼손 현장 사진을 제시하며 고발조치 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변했다. 그러나 김 과장은 회의 종료 후 박 의원을 찾아와 "앞서 답변이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산림 불법훼손으로 시 허가과에서 과거 경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리된 5432㎡를 질문한 현장과 착각해 잘못 답변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지난 17일 오전 산림녹지과 임 모 산림보호담당(계장)이 직원과 함께 산 120번지 일원 불법 임도개설 현장을 점검한 후 박 의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현장 실측결과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후 개설한 임도의 폭이 2.4m며, 구간은 690m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럼 누가 불법 행위를 했느냐"고 묻자 임 계장은 "누가 언제 했는지 전혀 알수가 없다. 그래서 현재로선 고발조치를 할수 없다" 답변했다.

그는 또 "아마 누군가 묘지를 이장하기 위해 길을 낸 것 같기도 한데, 나무가 우거져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도 함께 덧붙였다.

이같은 산림보호 담당 공무원의 답변에 박 의원은 "정말 기가 찬다"면서 "과장은 시정질문을 통해 현장 사진까지 제시했는데도 불법 임도개발과 산림훼손 현장을 구분조차 못해 엉뚱한 답변을 하고, 계장은 마치 누구를 감싸는 듯한, 도저히 공무원의 업무상 답변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처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라며 "남의 산에 누가 함부로 길을 내겠느냐. 시에서 임도 개설자를 못찾으면 수사의뢰하면 될 일 아닌가. 그런데도 시 산림녹지과 간부들이 차일피일 업무를 미루면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의혹만 자꾸 키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으로 임도가 개설된 산주(山主)는 등기부상 마을이장 등 3명으로 알려졌다. 산주들은 현재 불법 임도개설에 대해 공무원들에게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거제시 산림녹지과측은 "불법 임도 개설은 벌써 5∼6년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래된 일이다보니 임도를 누가 개설했는지 행위자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남의 산에다, 그것도 수백m에 달하는 임도 개설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녹지과측은 "아직까지는 누가 했는지 몰라 조사 중"이라면서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고발이나 수사의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11일 시정질문에서 김 모 산림녹지과장이 잘못된 답변을 한 속기록>

<시 산림녹지과 김 모 과장이 착각해 답변했다는 현장 도면. 아랫쪽 불법 산림훼손 현장은 이미 경찰에 고발됐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무혐의 처분됐고, 박형국 의원이 질문한 불법 훼손현장은 윗쪽 지역을 말한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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