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회는 지난 20일 거제시청에서 지심도 갈등 해소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이해 당사자 간 조율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 권익위 최명식 서기관과 지심도 주민대표단 4인, 섬연구소 강제윤 소장, 거제시 도시재생과 정종진 과장 등 실무자 3명 그리고 거제시의회 김용운 의원이 보증인으로 배석했다. 출처 : 부산일보, 섬연구소 제공>

관광섬 개발에 따른 토착민 이주를 놓고 행정과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진 거제시 지심도가 상생의 실마리를 찾았다.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양측이 만족할 만한 묘책이 나왔다.

권익위는 20일 거제시청에서 지심도 갈등 해소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권익위는 (사)섬연구소가 제기한 청원을 토대로 이달 초 관련 조사에 착수했었다.

이날 회의는 그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해 당사자 간 조율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 권익위 최명식 서기관과 지심도 주민대표단 4인, 섬연구소 강제윤 소장, 거제시 도시재생과 정종진 과장 등 실무자 3명 그리고 거제시의회 김용운 의원이 보증인으로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그동안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상생 해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 핵심은 강제 이주 없이 지금 그대로 살면서 합법적 영업 활동이 가능한가였다. 이를 토대로 실현 가능한 두 가지 방안을 도출했다.

1안은 섬연구소가 제안한 ‘마을 지구 지정’이다. 이는 환경부가 국립공원 내에서도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지정 시 주택 증·개축은 물론 신축도 가능하고 민박이나 식당 영업도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현지 있는 불법 건축물을 양성화하고 점유한 토지를 개인이 불하(매각)받아야 한다. 다행히 자연환경법 75조에 따라 거제시 소유인 지심도 토지는 주민에게 불하해 주는 것이 가능하다.

2안은 옛 국방과학연구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민박, 식당 영업이 가능한 집단 상가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신, 기존의 거주지는 상업활동을 금지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한다. 상가 운영은 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해 맡기고 이익은 공정하게 분배한다. 또 운영권은 장기계약하고 갱신 시 주민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

다만, 걸림돌도 있다. 1안의 경우,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거제시의 입장이다. 2안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기존 건물 중 불법 증·개축 된 부분은 양성화가 어렵다. 또 장기계약이지만 상황에 따라 갱신이 안 되면 주민들이 생계터전을 상실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권익위는 두 가지 안의 장단점을 정리해 거제시에 제안하기로 했다.

섬연구소 강제윤 소장은 "무엇보다 섬 주민이 지심도에 살면서 합법적인 생계활동을 보장해 준다는 2가지 전제에 거제시가 합의했다는 게 중요하다. 2가지 방안 중 어느 안이 더 현실 가능성이 있고 타당성이 있는지는 향후 논의가 더 필요하다. 거제시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심도는 거제도 동쪽 해상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섬 모양새가 ‘마음 心(심)’자를 닮았다고 해 지심도(只心島)라 불리게 됐다. 전체 면적은 0.36㎢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 원시 상태가 가장 잘 유지돼 온 동백 숲을 품고 있어 ‘동백섬’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1936년 일본군이 섬 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뒤 병참기지로 사용하다 해방 후 주민들이 돌아와 정착했지만, 정작 소유권은 국방부로 넘어갔다. 이후 국회 청원 등 끈질긴 반환 노력 끝에 2017년 3월 소유권을 돌려받은 거제시는 지심도의 원시림을 그대로 보존·관리해 자연과 생태,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품 테마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지심도가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위치한 탓에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선 섬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거나 상업 행위를 허가받아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고 강제 이주 갈등이 불거지면서 최근까지 개발 착수도 못한 상태다.<부산일보 김민진 기자>

<거제시 동쪽 해상에 자리잡은 지심도. 섬 모양새가 ‘마음 心(심)’자를 닮았다고 해 지심도(只心島)라 불리게 됐다. 전체 면적은 0.36㎢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 원시상태가 가장 잘 유지돼 온 동백 숲을 품고 있어 ‘동백섬’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출처=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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