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펜타놀 패치를 피의자 가방속에서 압수하는 영상 캡처. 제공=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김성철 총경)는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판매하거나 투약한 A(19)씨를 구속했다.

또 이를 유통하거나 투약한 고교생 10명을 포함한 10대 4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펜타닐 패치'는 아편·모르핀과 같은 아편(오피오이드) 계열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다. 말기 암 환자나 복합 부위 통증증후군(CRPS) 등 장시간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의 통증 완화를 위해 1매당 72시간(3일) 동안 피부에 부착해 사용하는 마약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A씨는 지난해 6월5일부터 지난 4월29일까지 11개월간 경남·부산지역 병원·약국에서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이를 고교생 등 다른 10대들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검거된 고교생들 중 일부는 1매당 1만5천원짜리 펜타닐 패치를 다른 10대 등에게는 15만원에, 절반 크기는 7~8만원선에 유통시켰다. 이들은 공원과 상가 화장실뿐만 아니라, 심지어 학교 안에서까지 투약해 왔다.

경남·부산지역 병의원 25곳은 이들의 과거 병력 확인절차도 없이 타인 명의나 주운 신분증으로 "곧 수술할 예정이다'거나 '허리가 아파서 참기 힘들다'는 등 통증을 호소하면 손쉽게 처방을 해주었다. 심지어 한명이 최대 9번이나 처방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팬타닐을 끊지 못하고 투약을 계속할 정도로 극심한 중독 증세를 보여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검거된 고교생들은 범행 시작 당시 경남·부산지역 12개 고등학교 1~3년생이거나 학교 밖 청소년도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현재 경남·부산지역 5개 고교 재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불법 처방받은 펜타닐 패치 27개와 흡입 도구 등을 압수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일부 병·의원의 경우 처방을 거부하기도 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시 본인 여부와 과거 병력 확인을 의무화하고, 특정 연령대에는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경찰은 최근 경남 지역 청소년들 사이에 같은 방법으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하는 사례가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역수사대 김대규 마약범죄수사계장(경정)은 "마약류 불법 처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청소년 마약류 유통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수사할 예정"이라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제도 개선을 제안하고, 교육청 등에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을 요청하는 등 청소년 마약류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결과 거제지역 고교생은 다행히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선 '펜타닐 패치'에 대한 투약이나 판매 소문은 SNS 등을 통해 어디에서든 공유되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관할 경찰과 학교 당국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약 100배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강력한 진통제로 분류된다. 하지만 오남용 가능성이 크고 의존성이 높아 UN의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에 의해 1964년 통제물질로 지정됐다. 특히 의료 외 사용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과다복용의 위험과 호흡 기능 저하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주사기를 사용한 펜타닐 투약은 같은 방법의 헤로인 투약보다 2배 이상 과다복용의 위험성이 높고 다른 아편 유사체보다는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펜타닐과 그 유사체의 남용으로 매년 사망자 수가 2만8천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권 교육은 아직 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데다, 약물 오·남용에 대한 관심도 극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있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펜타닐만 하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청소년들이 쉽게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이런 경향에 대한 소개가 전무하고 구체성도 떨어져 사실상 교육적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일부 인용>

<펜타놀 패치 등 압수품>

<흡입 도구>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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