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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득] '도로 아미타불'
거제저널 | 승인 2022.08.26 14:20

일부 관광객은 서울에서 대전 통영고속도로를 타고 통영 요금소를 나와 거제로 들어오는 길이 짜증스럽다고 한다.

아마 예상치 못한 여러 대의 단속 카메라 때문일 것이다. 전국 어디서나 거제가 한사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보니 눈앞에 휴양지 거제를 둔 조급한 운전자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가 아니다.

지금 몇 개인지 머릿속으로 세어보니 최소 여섯 구간 이상인 것 같다. 단속 카메라만 생각하면 불평이 나오지만, 통영에서 거제 장평까지는 신호등이 없어 요령껏(?) 고속도로 못지않은 속도로 올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이 도로는 국도 14호선의 일부인데 전국에서 단속 카메라가 이렇게나 많고 또 지하통로가 여럿 만들어져 신호등이 없는 구간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 도로를 입안해 예산에 설계까지 꼼꼼히 챙겨준 당사자를 지난 2010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고향을 위해 한 게 없다” 그리고 “만난 사람을 기억 못 한다”라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결국 선거에 낙선의 쓴 만을 보게 했다.

그는 당시 집권 보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시장경선에 불복해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거가대교 이후 거제의 비전에 대한 다음과 같은 공약이 눈에 띈다. 거제 관내 여러 도로 건설 및 정주 여건 개선을 비롯한 조선업 침체 대비와 비정규직 고용안정 대책 등이다. 더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연구원 조성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안목도 돋보인다.

유승화 전 후보는 1973년 육사 29기 공병 장교로 임관해 대위 시절 경부 고속도로 공사가 인연이 돼 공직 생활을 한 소위 ”유신 사무관” 출신이다. 이 제도는 육사 출신의 공직 낙하산 제도로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폐지 됐다.

공직 생활 말미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즉 세종시를 설계 총괄한 당사자로 지구촌의 150여 도시를 답사 연구 분석해 만든 곳이 세종시다. 그러한 수고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되질 못 하고 차장으로 임명됐다.

소문에 의하면, 노무현 대통령 역점 공약사업에 초대 청장으로 껄끄러운 육사 출신보다는 참모들 건의를 수용해 호남 출신의 행정고시 합격자로 건설교통부에는 2000년 이후에 근무한 후보가 낙점됐다. 유 후보는 퇴직 후 대한건설협회 상근 부회장을 수행 중 거제시장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필자가 직접 목격한 당시의 유 후보에 관한 인상을 소개하자면, 공천은 자신이 있다는 듯 정치 초년생의 행보가 대범했었다.

창조도시포럼이라는 조직으로 인맥과 표밭을 다졌고 초창기에는 제법 많은 언론인과 지식인들의 호응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상대 후보들의 안티 운동과 본인의 정치적 미숙함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2006년 시장 선거에 출마경험이 있었던 육사 후배인 필자를 대하는 태도가 썩 정감이 가질 않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본인도 도의원 선거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거제의 현안과 비전에 대해서 어느 후보도 따라올 수 없는 준비와 실행 능력을 갖췄지만, 공천은 결국 공천권자의 마음이다.

후일 2011년도에 당시 윤영 의원을 만났을 때 왜 유 후보에게 공천을 안 줬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두 사람이 서로 친분을 나누고 있을 즈음 어느 날 골프를 치고 난 후 유 후보의 작은 성의 표시가 윤 의원에게는 오해를 산 것이 계기가 돼 차츰 멀어지게 됐다. 물론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해서 결국 유 후보에게는 낙천이라는 낙담이 갔을 테지만 말이다.

거제시장 선거 낙선은 초급 장교 시절과 공직 생활을 통해 근면 성실의 대명사처럼 인정받던 유 후보에게 인생의 큰 실패이자 오점으로 여겨졌다. 곁에서 지켜보던 필자도 로타리클럽 가입을 제안했고 다시 한번 재도전의 의지를 담금질하는데 합세하게 됐다.

지난 2010년 선거에도 참여했던 몇몇 참모들에게 왜 공천을 받질 못했는지 물어보았다. 이구동성으로 공천헌금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2010년 선거가 임박해서 야권 및 무소속 후보들이 제기한 공천헌금 10억설이 파다하게 퍼져 여러가지 억측과 그에 따른 해프닝이 있었다.

2014년 선거에는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했지만, 재선의 목표를 두고 시정과 선거를 알차게 준비한 현 시장의 공천 상대가 되질 못 했다. 2012년 새로이 당선된 국회의원과 현직 시장은 케미도 좋아서 여러 가지로 속수무책이었다.

최근 경남도의 U자형 국가도로망 완성이라는 야심에 찬 목표는 20년 전부터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의 거제 아젠다였다.

2009년부터 KTX 고속철도도 서두르자고 재촉을 했었다. 10여 년 전 1조4천억 예상의 거제-통영고속도로는 이제는 1조 9천억까지 공사비가 늘어났다. KTX 고속철도 사업도 고성-거제 구간은 입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시작도 불투명하다.

요즘 조선업 호황의 기대에 아파트 건설을 위해 여기저기 파헤쳐지는 도심의 공간들을 볼 때마다 건설교통부 30여 년간 우리나라 주요 도로, 철도, 신도시를 직접 계획, 건설한 전문 건설인이 생각난다.

고향 발전을 위해 국도 14호선 대체우회도로(장평고개에서 아주터널)건설, 신거제대교 건설, 거가대교 연결도로 설계 감독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공사들을 해냈다.

특히 거제-통영고속도로는 쉽지 않으리라고 판단해 건설부 도로건설과장 시절 국도 14호선을 4차선으로 확장공사하고 신호등 대신 지하통로로 재건설했다.

문동–송정 IC 구간도 지난 3월에서야 첫 삽을 떴다. '사통팔달의 거제'라는 기대가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었다. 1조9천억 원까지 늘어난 거제-통영고속도로 예산이지만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한다.

예타란 건설비용 대비 편익비 비율이다. 즉, benefit / cost 의 약자를 써서 B/C 라고 표기한다. 편익의 주 지표는 1일 도로 이용량이다. 거제-통영고속도로 35호선은 국도 14호선과 중복되기 때문에 예타 성적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예타 면제 사업으로 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도 14호선을 고속도로처럼 만든 애향심이 화근이 되어 고속도로 건설이 '도로, 아! 예타 불(不)'이 돼버렸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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