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비지니스&정보 정보
거제시내 한복판 인공기 '해프닝'..일부 언론, 취재도 없이 더 '호들갑'경찰 현장 상황관리...지난 9월17일부터 임진각 출발, 남북 수교 등 국민참여 전국 순회 캠페인 일종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2.11.01 10:47
<운전중인 시민이 촬영해 제보한 사진>

출근 시간에 거제시내 한복판에 북한 인공기가 태극기, 성조기, 일장기 등과 함께 내걸린 사건이 발생해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는 한 민간단체 50대 대표가 초등생 딸 등 가족과 함께 지난 9월17일부터 전국 평화 순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벌이는 일종의 '퍼포먼스(performance)'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도 이미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관리했다. 

이날 '해프닝'의 줄거리는 이렇다. 지난 달 31일 오전 6시50분께 거제시 고현동 매립지 사거리에 태극기와 성조기, 일장기에 이어 북한 인공기가 임시 게양대에 꽂혀 있는 게 일부 시민들에게 발견됐다.

이를 본 시민들은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전파하거나, 거제시청과 거제경찰서 등지에 관련 진상을 확인하는 신고 전화를 했다. 인공기 등은 오전 9시30분께까지 자체 제작한 게양대에 걸려 있다가 게시자가 스스로 내렸다. 

거제시는 시민 제보를 받고 즉시 경찰에 상황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경찰도 안보부서 관계요원들이 현장에 나와 다른 불상사가 없도록 상황 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인공기 등을 내 건 박 모(55) 대표는 한반도 평화 레이스(한평레) 캠페인 창립자로, 스포츠 기획자, 환경운동가, 평화운동가로 자처한다.

박 씨와 가족들은 지난 9월17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행사를 열고 전국 162개 시군을 순회하는 한반도 평화 레이스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 캠페인은 한반도 평화 관련 3개국 즉, 한국, 미국, 일본이 궁극적으로 남북, 북미, 북일수교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지향하자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박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국내에서 먼저 캠페인을 시작하고 내년 1월부터 미국 50개 도시, 일본 10개 도시에서도 평화 레이스를 진행 후 3월3일에는 서울에서 한반도 평화레이스 시상식을 연다는 계획도 함께 밝히고 있다.

이들 가족은 전국 투어에 필요한 재정은 자체 제작한 신발과 양말 판매 등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또 취지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평화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박 씨 등 가족 일행은 이날 오전 거제 일정을 마치고 창원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창원에서 같은 행사를 한 다음 김해를 거쳐 부산에서 숙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부 언론의 행태다. 시민제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취재도 없이 마치 거제시와 경찰이 인공기 게양을 방관한 것처럼 왜곡 보도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 언론은 시나 경찰에 전화 한통이면 사실관계 파악이 가능한데도 "거제가 왜 이리 됐느냐" "백주에 인공 천하가 된거냐" "여기가 북한이냐"라는 등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제보자들의 반응만 일방적으로 보도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더구나 매체의 기본인 사실관계 전달에 충실키는 커녕, 관련 뉴스를 안보단체 커뮤니티나 관계자 단톡방 등지에 계속 퍼나르면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이념 편향적인 덧글까지 곁들이는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한 안보단체 단톡방 회원은 "뉴스를 보고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라며 "기사 내용에 요상한 해설까지 달아 착각하게 만들고 말이야...신문인지 찌라신지 도저히 구분이 안된다"고 짜증을 냈다.

다만, 인공기 게양 소식에 대해 거제시민들은 세대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여 민감한 사안의 속성을 일부 드러냈다.

안보단체 소속 한 회원(70대)은 "그렇치 않아도 요 며칠 이태원 참사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안좋아 있는데 인공기 게양 소식을 듣고 정신이 번쩍했다"며 "아무리 취지가 좋다해도 아직 6.25를 경험한 세대가 엄연히 살아 있고, 북한이 매일 안보를 위협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데도 거제시내에 인공기가 펄럭인다는 건 누가봐도 용납하기 어렵다"고 분개했다.

그는 또 "경찰은 법적인 처분을 통해 다시는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초교 교사를 휴직중인 한 시민(30대)은 "인공기가 단독으로 내걸린 것도 아니고 태극기 등과 같이 걸려 있었고, 게시자도 현장에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이것을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어 소문을 확산시키는 일부 언론은 거의 쓰레기 수준"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물론, 전쟁을 경험한 나이 많은 우리 부모님 세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리 대한민국이, 거제사회가 그 까짓 인공기 하나에 흔들릴 정도로 그리 허약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이든 분들은 무턱대고 젊은이들이 국가관이 약하느니 어쩌니 하는 것 같은데...그렇지 않다"라며 "정치권도 철 지난 안보장사 타령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번과 비슷한 사례로, 2019년 9월 서울 홍익대 입구 한 건물에 '북한식 주점'을 오픈하려는 공사 중 건물 외벽에 북한의 인공기와 함께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내걸려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법적 검토끝에 국가보안법 위반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고, 다행히 해당 주점업주도 사진을 자진 철거해 일단락됐다.

당시 건물 외벽에는 이같은 사진 외에도 북한 포스터와 비슷한 분위기와 한복 차림의 북한여성 모습, '더 많은 술을 동무들에게' '안주 가공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키자' '간에 좋은 의학을 발전시키자' 등 다소 우스꽝스럽고 어색한 북한식 문구도 함께 쓰여 있었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매체는 유독 '색깔적' 측면만 지나치게 부각시켜 오히려 언론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거제경찰서 안보부서 관계자는 "각 경찰서가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있고 행사 주최자의 위법 사항이 없는지 정상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북한 인공기를 게양하는 것만으로는 실정법(국가보안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이날 소동을 정리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참네 2022-11-01 15:52:30

    캠페인 한다고 알리고 북한 인공기 하나 걸었다고 아직도 빨갱이로 몰아가는 세상이구나!!! 이러니 우리 사회가 좌우로 갈라져 허구한날 원수처럼 싸우지. 백모 삼년이다.   삭제

    • 대한민 2022-11-01 12:47:59

      완전 빨갱이를 그냥 보고 너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지말고 대한민국 적으로 판단하여 처치를 해야지...요즘 인간들은 빨갱이도 모르는가...?
      바로 잡아넣어서 간첩죄로 처단을 해라...   삭제

      • 독자 2022-11-01 11:09:33

        잘 읽고 갑니다. 역쉬! 거제저널이 기중 낫다고 봄^^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