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조선경기·소비심리 ‘꽁꽁’

경남 거제지역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격감하면서 지역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현재까지 두 회사의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이 105억 달러, 삼성중공업은 65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0년대 들어 최고 수주액을 기록한 2011년에 비해 각각 26.6%와 56.6% 줄어든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주력 종목인 해양플랜트 수주가 크게 감소한 게 주요 원인으로 보고있다.

이로인해 양대 조선소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일하던 인력들이 수주 감소로 인한 ‘2만명 감축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일이 아니다.

부동산 업자들은 양대 조선소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단축과 잔업이 줄어들어 수입이 적어지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역 상권들도 운영난에 ‘매매·임대’ 를 써붙이거나 비어있는 상점들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활황을 누렸던 원룸 등 다가구주택(임대업), 상가, 건설업자, 식당, 숙박업소, 백화점 등 지역경제도 크게 출렁인다는 것.

덩달아 줄곧 식지 않았던 아파트 분양 열기도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아파트 모델하우스 다녀온 주부A씨는 “오전 10시 포스코더샾 블루시티 개장때 다녀 왔는데 10분 줄서고 바로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없었다. 양정 아이파크와 아주 스위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개관 첫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산하다고 소문을 들었다. 양대 조선소 불황과 최근 거제시 곳곳에 분양 완료된 아파트들이 많아 실거주 목적이 아닌 수입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아다니던 투자자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선경기 위축이 오일메이저 회사들의 투자 감소 여파로 내년에는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B씨는 “중국 조선기술이 한국 기술력의 90%수준까지 뒤따르고 있으며 선주측에서도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한국과 중국의 퀄리티를 비교하는 단계까지 왔다.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호황시기는 끝난것 같다”고 설명했다.

거제시가 발행한 거제사랑상품권 판매액도 조선경기와 비례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품권 최대 소비처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43억 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올해는 구매액이 50억 원에 불과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거제시민들은 “조선 일감이 줄어드는 내년에는 더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거제시는 경기를 활성화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종훈 기자 gjnow32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