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뉴스 사건사고
거제서 전 남친 폭행 치료받다 숨진 여대생 사인 놓고 '시끌'...경찰 "보강수사"유족측 "검찰 처사 납득 안돼" 반발, 가해자 "의료 과실" 주장 갑론을박...국과수 부검 결과 관심 집중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4.04.17 11:08
<출처 ; JTBC 뉴스룸 단독보도 화면 갈무리>

거제에서 전 남친의 폭행 끝에 상처를 입고 치료 받다 숨진 한 여대생의 사망 원인을 놓고 유족들이 수사당국의 미온적인 처사에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사건은 지난 16일 오후 JTBC 뉴스룸 '단독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해당 보도는 "간호사를 꿈꾸던 열아홉 살 대학생이 자취방에 침입한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 (피해 여성은) 일주일 넘게 입원 치료를 받다 숨졌는데 수사기관은 폭행과 사망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며 가해자를 풀어줬다"는 요지였다.

사건은 지난 1일 오전 피해여성인 이 모(19) 양이 원룸에 있다 무단 침입한 전 남친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어머니에게 전화로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

이 양과 동갑내기인 전 남친 A씨는 당시 술에 취한채 원룸에 무단침입해 잠자고 있던 이 양을 누르면서 얼굴과 전신을 무차별 폭행을 했다. 이유는 '왜 자신을 피하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폭행으로 이 양은 눈 부위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목이 졸렸으며, 다리에도 상처를 입었다. A씨도 이 양 어머니에게 '얼굴 왼쪽이 많이 부어 가지고..죄송합니다'라고 가해 사실을 시인했다.

이 양은 이로 인해 거붕백병원에서 외상성 경막하출혈(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와 뇌의 바깥쪽 경막 사이에 피가 고이는 질환) 및 뇌출혈 등 전치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1주일 넘게 입원 치료를 받던 이 양은 지난 10일 새벽 거의 앞을 보지 못하고 사물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며 증세가 악화 됐다.

가족들은 이 양을 급히 창원이나 부산의 큰 병원으로 옮기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무려 여섯개 병원으로부터 '의료계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듣다 끝내 10일 밤 10시20분께 숨을 거두었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중인 거제경찰서 형사과는 수사상황에 대해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대신 "모든 사건 관련 대응은 경남경찰청에서 하고 있다"며 입을 다물었다. 

거제저널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해당 사건은 진상규명보다 사회적 파장에 중점을 둔 일부 언론의 모호한 보도로 다소 혼란이 야기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해당 사건 가해자 A 씨는 술을 마신채 지난 1일 오전 8시께 전 여자친구인 이 양이 사는 거제시 고현동 원룸에 무단 침입해 머리와 얼굴 등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가족의 신고로 범인 A씨를 지난 11일 새벽 1시30분 긴급체포했다. 이후 수사 절차에 따라 긴급체포서(사후 검사 승인 필요)와 이 양 시신을 1차 육안으로 검안한 의사 소견을 담아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검증(부검)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긴급체포승인건의'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오전 9시께 A씨가 풀려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검찰의 기각 사유를 "폭행과 사망 사이 직접 연관성이 없고 사안이 긴급하지 않다"는 내용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긴급체포'는 범인이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또는 도망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어 긴급한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없이 체포하는 강제 절차다.

경찰은 범인을 체포한 경우 48시간내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의 청구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보내야 한다. 이때 체포의 필요성이 없어져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거나, 발부받지 못한 때(기각)는 즉시 범인을 석방하도록 돼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이 신청한 범인 A씨의 긴급체포승인건의서엔 법의(法醫:법률상 문제가 되는 의학적 분야를 전공·연구·전담하는 전문의사)가 부검을 통해 판단을 내린 종합 소견이 아니라, 시신을 1차 육안 검시한 의견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검시 의사의 소견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병원과 유족 주변에선 폭행에 의한 사망과 연관 짓기엔 다소 거리가 먼 내용이라는 말이 흘러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병원측의 '의료과실'이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으로 번질 조짐도 있다.

검찰이 다소 이례적이긴 하나 긴급체포승인건의를 기각한 건 일부 언론보도처럼 이 양 사인과 A씨의 폭행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닌 걸로 보인다.

수사지휘 검사 입장에선 A씨가 상해 범행을 인정하고, 주거가 일정하며 스스로 경찰의 체포에 응한 점, 현 단계에서 확보된 사인이나 의사소견 등 관련 증거만으론 A씨를 긴급체포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비통한 유족 입장을 고려하면 당장 구속시켜야 하지만, 섣부른 초기 판단으로 수사를 그르치지 말고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증거를 완벽하게 확보 후 구속영장 등 다음 절차를 진행하자는 뜻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즉 '수사상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해석하면 별 무리가 없다.

지난 12일 양산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과학수사연구소에서 법의(法醫)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 이 양 부검 결과는 통상 1개월 전후로 거제서에 회보된다. 그때까지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게 된다. 

따라서 국과수의 부검 종합결과가 나오면 A씨의 당시 폭행이 이 양의 사망과 인과관계 여부는 물론, 구속영장 신청 등 본격적인 후속 수사 진행도 판가름 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유족들은 '폭행 흔적이 선명한 딸의 시신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며 수사당국의 처사에 반발해 장례절차를 중단한채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교제폭력'과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과 함께,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숨진 이 양의 사인이 경찰 수사를 통해 제대로 밝혀질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파장이 커지자 경남경찰청은 17일 언론에 이 사건 전반을 브리핑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이 양은 고교 동기로 2학년때부터 사귀기 시작했으나 대구의 한 대학 간호학과에 함께 진학한 이후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이들은 2022년 연말부터 심한 폭행이 오갈 정도로 자주 다투면서 3년간 헤어짐과 만남이 반복됐다. A씨는 술을 마시면 사소한 문제로 다투면서 이 양을 폭행했고, 이 양도 A씨의 폭행에 맞서는 등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총 11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쌍방폭행 포함) 신고를 할 정도였다.

신고된 11건은 거제에서 7건, 경산에서 4건이며 10건은 지난해 집중됐다. 또 A씨의 폭행으로 지난해 7월2일부터 8월1일까지 한 달간 이 양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되기도 했으나 이후 반납됐다.

경찰은 112에 신고된 11건은 A씨가 지난해 7월 특수폭행으로 처벌받은 외 대부분 현장과 조사 과정에서 서로 처벌을 원치 않아 종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폭행죄가 적용되는 교제폭력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스토킹과 같은 접근금지, 격리조치 등의 별도 보호조치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양은 A씨의 폭행 등을 이유로 학교를 휴학하고 고향인 거제에 내려와 생활하면서 완전히 결별했다. 둘 사이는 이렇게 관계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A씨는 이 양이 휴학하자 본인도 자퇴를 하고 거제로 내려오면서 지난 1일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A씨는 대학 진학도 이 양과 함께 다니기 위해 하향 지원하고 평소 일상생활 통제가 심할 정도로 지나치게 집착을 보였다는 게 주변 반응이다.

거붕백병원에서 치료 받다 지난 10일 밤 숨진 이 양의 사인은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파악됐다. 이는 둘 이상의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는 증상이다.

이 때문인지 가해자 A씨 측 변호인은 이 양의 사망원인을 '의료 과실'로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를 포함한 경찰 수사결과를 종합해 엄정한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수정 16:20→'한편' 부분 기사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