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지방선거가 오늘로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6월 4일 치뤄질 지방선거는 16명의 광역단체장과 225명의 기초단체장 등이 새로 선출된다.

내년 선거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단위 선거이자 중간평가 성격이 강해 벌써부터 국민적 관심이 높다.

이와 더불어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 폐지 문제는 정치지망생이나 기존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한결같이 기초선거의 정당 공천제 폐지를 공약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정당 개혁의 핵심은 공천 개혁"이라면서 기초단체의 정당 공천폐지 의지를 강하게 밝힌바 있다.

무엇보다도 70%가 넘는 국민들 또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24 재보선에서 여야는 제각기 흉내만 냈다.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겠지만 새누리당은 당시 재보선에만 한정 한다고 발표했고, 민주당은 아예 외면해 버렸다.

최근 들어 양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정치쇄신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지만, 각자 계산은 영 딴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재보선의 일시적 실험이 성공했다고 볼수 없는데다 당 지도부조차 "야당과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제도화에는 미적지근하다.

민주당 사정도 변변치 못하다.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공천폐지 목소리는 반대 목소리에 파묻히는 모양새다. 겨우 기초자치선거공천제도 찬반검토위원회를 만들어 투표로 결론을 내리는 방안 정도를 검토중이다.

이런 가운데 느닺없이 여야 여성의원들이 똘똘 뭉쳐 정당 공천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정당 공천제가 폐지되면 이제껏 각 당에서 일정비율 이상의 여성후보를 공천하던 게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논리다.

게다가 정치개혁을 그토록 부르짖던 진보성향의 소수정당들 마져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지방 토호세력의 발호나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참여기회 박탈, 좀 더 포장하자면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 불가'란다.

말이야 그럴 듯 하고 논리가 있어 보이지만 마치 뒷통수를 한방 맞은 기분이다. 권력과 완장 앞에서는 남자나 여자, 보수나 진보 따위 구분은 부질없어 보인다.

정당 공천제 폐지를 반대하는 가장 큰 속셈은 정당지도부나 현역 국회의원들이 기득권, 즉, '공천권'이라는 칼자루를 놓지 않겠다는데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현역 정치인들은 이 공천권을 무기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을 손아귀에 틀어 쥐려는 속내를 감춘채 국민들에게 말장난만 하고 있을 뿐이다.

공천을 받아 당선된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은 '당에 대한 충성도', 솔직히 말하자면 자당(自黨) 국회의원에 대한 '총선 기여도'에 따라 다음 공천의 사활이 걸려 있으니 민생정치는 뒷전일 수 밖에 없다. 여간해서 바꾸기 어려운 현실정치의 고질적 병폐다.

우리지역 역시 그 '공천권'의 위력을 불과 몇해전 뼈저리게 체험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는....

정치에 우둔한 필자가 봐도 '정당공천제 폐지'는 물 건너 간 것 같다. 아직 1년이 남았다고 하나, 혹 눈치 없이 공천제 폐지를 기대했던 단체장이나 기초의원이 있다면 이제 정신 바싹 차려야 할 때다.

다만, 유권자들은 어리석지 않다. 출마후보자가 여성이라고, 돈이 없어 가난하다고, 자기 자식 취직시켜 줄것 같다고 그저 표 찍어주지 않는다는 점을 깊이 명심했으면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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