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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Ⅰ]요양보호사 100만 시대, 그들의 애환을 들어보니...노인복지정책 최일선 근무자 불구, 사회적 인식과 처우 열악…개선방향 모색해야
서민자ㆍ김원정 기자 | 승인 2016.02.04 16:54
<사진 출처=한국요양보호사협회 홈페이지>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국민 8명 중 1명은 노인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케어(care)’하는 직종 중 하나가 요양보호사다. 요양보호사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도입되면서 신설된 국가전문자격 제도이다.

요양보호사는 연령제한이 없다보니 고교생부터 건강한 80대까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현재 활동중인 요양보호사는 지난해 말 기준 110만명에 육박하고 대부분이 여성이다. 간혹 남성도 있지만 가뭄에 콩 나듯하다.

도입 초기에는 인력확보를 위해 누구나 소정의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리출석 등 부작용이 불거지자, 2009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제가 시행됐다.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교육기관에서 이론, 실기, 실습을 각 80시간 씩 총 240시간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주거복지시설(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재가노인복지시설 등에 배치 돼 활동한다.

거제시에는 하청면, 사등면 등 5곳의 노인요양시설에 125명의 요양보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또 요양기관 19곳에는 남자 23명, 여자 429명이 재가(방문)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배치 후 의사·간호사 및 가족으로부터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요양보호서비스 계획을 세우고 대상자의 청결 유지, 식사와 복약 보조, 배설, 운동, 정서적 지원, 환경관리 및 일상생활 등을 지원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받는 급여가 하루 4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 60∼80만원, 8시간이면 120∼130만원 수준이다. 요양보호사 임금은 평균적으로 국가지원 85%, 자부담 15%로 돼 있지만 센터별로 책정되는 기준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그러면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처우는 어떨까? 한마디로 모든 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장기요양서비스를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국가자격증을 딴 직업이지만 대상자로부터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거나, 가사 등 잡일까지 시키는 부당한 대우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거제시 한 요양센터 관계자는 “재가서비스는 어르신 댁으로 직접 가서 하는 일이다 보니 결국엔 직무의 경계가 없어져버린다”며 “두달 동안 전문적으로 일을 배운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일 돕는 가정부 취급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상대가 어르신이다 보니 매번 말씀을 드려도 돌아오는 건 똑같다”면서 “가족들에게 알려 협조를 구하면 오해를 하거나 생각지도 않은 반응이 나와 센터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귀뜸 했다.

실제 모 센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A(58‧여)씨는 최근 다니던 한 남성 노인대상자에게 고통을 받다가 결국 한달 만에 일을 그만 두었다.

A씨는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조선소에 다니는 남편의 지원 아래 지난해 여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처음에는 거동이 불편한 여성노인 대상자를 돌보면서 가족같이 지낼 정도로 직무에 자신감도 생겼고 그만큼의 경험도 쌓여갔다.

화근이 된 건 하루 4시간으로 제한된 서비스 시간이 아까워 60대 후반의 남성노인 대상자를 4시간 더 돌보면서 비롯됐다. 다리가 불편한 이 남성노인 대상자는 부인이 집 근처에서 가게를 하면서 가끔씩 왕래 하지만 A씨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다.

이 대상자는 가벼운 걷기운동을 하자면 소파에 누워 A씨에게 다리를 주물러 달라면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설득을 해도 듣지 않았고 약간의 꾀병을 부린다는 건 알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다리를 주무르면 A씨의 손을 쓰다듬거나 자신의 은밀한 부위에 손을 억지로 갖다 대도록 했다. 심지어 “성관계를 하자”는 말까지 해 기겁을 했다. A씨는 그때마다 타이르고 꾸짖어 봤지만 점점 더 노골적이었다.

하는 수없이 부인과 센터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부인은 남편을 크게 질책하고 A씨에게 사과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 하고 일을 그만두었지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상자나 가족들이 요양보호사를 가정부나 도우미쯤으로 여기고 함부로 대해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얘기는 아주 흔하다.

물론 일부에 국한된 일이고 대부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를 당한 요양보호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일을 그만두는 사례도 꽤 있다.<기획Ⅱ에 계속>

서민자ㆍ김원정 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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