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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Ⅱ] 요양보호사 100만 시대, 그들의 애환을 들어보니....노인복지정책 최일선 근무자 불구, 사회적 인식과 처우 열악…개선방향 모색해야
서민자ㆍ김원정 기자 | 승인 2016.02.11 14:43
<사진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요양시설이라 해서 별반 다르지도 않다.

거제시의 한 시설 근무 요양보호사(60‧여)는 “일주일에 한번씩 목욕을 시키다보면 한달에 4~5번은 그런 일이 발생한다”며 “너무 자주 있는 일이라 처음엔 웃으며 넘기다가도 점점 강도가 세지면 노련한 요양보호사도 당황해하는 경우가 심심찮다”고 하소연했다.

그녀는 “수치심을 무릅쓰고 대상자 가족에게 말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외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믿지를 않는다”면서, “그런 일이 자주 생기면 누가 요양보호사를 계속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요양시설은 수용자 수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한다. 시설주 입장에서 보면 수용자를 한명이라도 더 받는게 운영의 핵심이다. 이런 이유로 요양보호사들이 시설 내부에서 폭행이나 성희롱을 당해 항의를 하면 일부 대상자와 가족들은 다른 시설로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문제가 쉽사리 근절되지 않는 이유중에 하나다.

센타 관계자는 “요즘은 요양보호사들이 대상자가 남성인 경우에는 일단 겁부터 낸다”며 “말썽이 생기면 요양보호사를 교체하지만 매번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니까 지켜보는 우리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상자가 노인이나 치매를 앓는 경우는 그렇다치고, 최근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병이 오기 때문에 4~50대 뇌경색에 걸린 남자나, 인지능력은 정상인 편마비 남성들의 노골적인 성적 발언이나 성추행 등은 요양보호사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못된 버릇를 가진 남성 대상자들에게는 가급적 나이가 지긋하고 빵빵한(?) 요양보호사를 배치하면, 센타관계자에게 즉시 교체해달라고 윽박지르고 소란을 피운다고 한다.

한편으로, 요양보호사를 마치 가정부나 가사도우미 쯤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호칭도 그저 ‘아줌마’로 통한다.

요양보호사들이 돌 보는 대상자 중에는 시골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 꽤 있다.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은 농사철 등에 이들이 힘겨운 일을 하는 걸 외면하지 못하고 가끔 일손을 거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 돼 이를 당연시하거나, 일부에서는 아예 강요까지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모 센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B(49·여)씨는 1년전 면(面)지역에 혼자 사는 80대 할머니 대상자를 돌보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웃에 거주하는 할머니의 50대 초반 딸이 일주일에 2~3번을 방문해 B씨에게 “부엌이 지저분하다”, “방 청소를 왜 안하느냐”고 따지고 나무랐다.

B씨는 처음엔 딸이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을 잘몰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온갖 간섭을 하고 집안일을 시키는 빈도가 점점 많아졌다. 어떤 때는 그녀 자신조차 요양보호사인지 가정부인지 착각에 빠질 정도로 자괴감이 들었다.

하루는 B씨 고민을 들은 요양보호사 친구가 ‘요양보호사의 직무’를 안방 벽에 붙여 놓으라고 해 그렇게 해봤다. 그 딸은 다음날 출근하는 B씨에게 ‘요양보호사의 직무’를 떼내 얼굴에 들이밀고 “너 진짜 건방지네. 내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누가 돈을 주는데”하고 고함을 질렀다. 센타에 전화를 걸더니 온갖 악담을 하고 교체를 요구했다. B씨는 요즘도 그때 일을 떠올릴 때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해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 기억했다.

요양보호사 C(54·여)씨는 “베란다나 창고정리, 심지어 가족빨래까지 시킨다”면서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다보니 일부 무지한 시골 어르신들은 돈을 주고 우리를 데려왔으니 당연히 일을 시켜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매우 놀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녀는 또, “그분들은 살아온 인생이 그렇다보니 요양보호사 입장에서 아무리 설득해도 듣지 않는다. 결국 다른 요양보호사가 교체 돼 가면 또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서, “일부 요양보호사는 혹시 대상자가 불만을 제기하면 해고될까봐 참고 견디면서 그냥 집안일을 돕는다”고 귀뜸 했다.

센타측도 이같은 요양보호사들의 고충을 잘 파악하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일부 센타에서는 개선책을 마련하기보다,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문제가 생기면 즉시 담당 요양보호사를 교체해 버리기 일쑤다.

요양보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권리나 인권을 보장해주고, 갈등이 생겼을때 이를 중재해주는 기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보건복지부도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처우개선은 보험수가 조정을 통해서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며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우리도 요양보호사들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대상자에게 몇번의 주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노인복지정책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뀔수 있도록 정부와 언론에서 많은 협조와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민자ㆍ김원정 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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