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이 만들어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차가운 기운에 의한 ‘한’, 뜨거운 열에 의한 ‘열’, 부족한 활동 에너지로 인한 ‘기’, 혈액 오염으로 인한 ‘혈’, 노폐물로 인한 ‘담음’, 사고로 인한 ‘외상’ 등 여섯  지로 구분한다.

차가운 기운이 어혈을 만든다  ‘한(寒)’

우리 선조들은 많은 질병이 차가운 기운에 의해서 생긴다고 보고 차가운 기운을 경계하고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따라서 어혈을 만드는 제일 큰 요인으로 ‘한’을 꼽았다.  이는 차가운 기운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거나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고, 혈액 속 여러 성분들이 엉켜 몸에 이상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찬바람을 많이 쐬거나, 찬물에 장시간 들어가 있거나, 추운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우리 몸의 활동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자연히 혈관이나 혈관운동을 조절해주는 신경제, 호르몬제, 혈액 구성성분 등이 영향을 받아 어혈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차가운 기운에 의한 어혈 때문에 생리통이나 자궁과 관련되 질병, 불임과 같은 질병이 나타난다.  따라서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어혈을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  여성이 아니더라도 찬바람을 쐬거나 찬물에 손을 넣으면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아프고 가려운 한랭 알레르기를 앓는 환자도 있다.  이 또한 차가운 기운이 만든 어혈이 원인이다.

찬 기운은 치명적인 질병을 초래하기도 한다.  평소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을 앓고 있던 활자들이 추운 겨울에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몸에 어혈이 잇다는 것은 이미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추운 기운이 혈관을 축소시키면 심장은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내보내고 받아들이느라 더욱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심장이 고장이 나면서 갑작스런 통증, 호흡 곤란, 손발 저림이나 마비, 격렬한 두통을 일으키며 쓰러지게 되는 것이다.

뜨거운 열이 어혈을 만든다  ‘열(熱)’

뜨거운 환경에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으면 몸이 더워지면서 혈관이나 혈액도 함께 뜨거워진다.  또한 술이나 고기처럼 열을 많이 내는 음식을 많이 먹어도 몸에 열이 많이 생긴다.  열감기로 며칠 앓고 난 후 감기는 다 나았지만 여기저기 쑤기고 몸이 무겁고, 간혹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고열로 혈액속의 여러 성분이 상해서 어혈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은 36.5℃를 유지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몸에 열이 많아 혈관 내 온도가 높아지면 적혈구가 파괴되는 속도가 빨라져 죽은 적혈구가 늘어나고, 살아 있는 적혈구도 비정상적으로 모양이 찌그러진다.  또 몸에 열이 많으면 혈관이 지나치게 팽창해 혈액 흐름이 빨라져 혈관에 부담을 준다.  결국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벽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병이 들어 탄력을 잃고 느슨해진다.

더운 여름에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지 않고 그대로 밖에 두면 금방 상한다.  혈액도 만찬가지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혈액이 병들고, 병든 혈액의 찌꺼기가 혈관에 쌓여 혈액 흐름을 방해한다.

이처럼 ‘열’은 어혈을 만드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  따라서 태어날 때부터 열이 많은 사람들은 열을 많이 내는 술이나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평소 열이 많은 사람이 새우, 매운 음식, 양파, 닭고기, 계란 등을 먹으면 그만큼 혈액이 병들고, 그 과정에서 독소가 생길 위험성이 크다.  (다음편에 계속...)

용하한의원 염용하 원장 저서 "혈액 대청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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