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조성될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산단 배후지역인 성내마을 위쪽과 언양마을 아래쪽 사이에 남부내륙철도 시발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경남도는 지난달 29일 사천 항공과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비용대비 편익(B/C)이 사천 항공국가산단은 1.44, 밀양 나노융합산단은 1.19로 각각 평가됐다. 또 경제성 등의 공공성과 재무성 등의 수익성을 종합한 종합평가(AHP)에서도 항공이 0.634, 나노융합이 0.571의 결과가 나왔다고 경남도는 설명했다.

도는 LH가 국가산단 계획 수립용역을 마치는대로 연말까지 국토교통부의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고시 등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 내년부터 보상을 거쳐 산단 조성공사에 본격 들어갈 예정이다.

그렇다면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거제↔김천 간 남부내륙철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사업 모두 당초 계획했던 일정 보다 다소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우선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사업에 대한 국토교통부 등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은 “국가산단 지정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조선·해양플랜트 경기 침체 등 주변 여건 변화에 따라 올해말까지 산단 승인·고시 및 내년 공사 착수 일정은 어느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사업비 1조8천억을 투입, 오는 2022년까지(2020년 1단계 준공)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원에 570만㎡(약173만평: 육지부 234만㎡, 해면부 336만㎡) 규모의 부지를 완성해 조선기자재 업체와 R&D 및 엔지니어링 등 연구지원시설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LH공사에서 추진하는 사천 항공·밀양 나노융합 국가산단과 달리,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민관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추진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지난 3월 30일 국토교통부에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산단계획 승인 신청을 해놓고 있다. 뒤 이어 4월 5일에는 공고를 통해 ‘주민공람 및 의견제출과 ’주민합동설명회‘등을 가지는 등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서, 3월 3일에는 민간건설 투자자로 SK건설 컨소시엄을 확정하고 경남도, 거제시, 감정원, 실수요조합, 금융권 등과 업무협약 조인식도 가졌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경남도나 거제시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다가 올 조선호황기를 대비하고 미래 50년을 보장하는 먹거리 사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바램처럼 차질없이 진행되면 좋겠지만, 최근 불어 닥친 조선불황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사업승인 기관인 국토교통부도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등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연말까지 조선산업 전반의 상황을 살펴가며 사업승인 요건이 완벽하게 충족되지 않는 한, 조기에 입장을 드러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12월 국가산단 조성사업 발표때만 해도 정부나 지자체 역시 지금과 같은 조선해양플랜트 불황과 이에 따른 대내외의 비판적 시각 등 주변여건 변화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결국 이런 점도 향후 이 사업의 원만한 추진에 대한 정부의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거제↔김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은 당초 지난 6월말께 예비타당성 통과 발표가 기대했으나, 하반기(10월경)로 연기되면서 또 다른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사업은 총 연장 181.6km 구간에 시속 200㎞ 이상의 준고속철을 신설하는 것으로, 약 5조7864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7일 남부내륙철도가 포함된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진행중인 예비타당성조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지난달 항공·나노 국가산단 예타 통과발표시 함께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앞서 지난 3월말에는 현대건설이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제안서를 국토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 돼 이 사업이 향후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는 논란이 된 지난 2014년 1차 예타 점검회의때와 마찬가지로 비용 대비 편익효과가 그다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두 사업에 밝은 한 지역인사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남부내륙철도는 시기적으로 다소 지연되거나 기술적으로 수정될지는 몰라도 사업은 그대로 추진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철도의 경우 연결구간이 경·남북에 걸쳐 있어 지역정치권과 지자체 및 주민들의 뜻이 집회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정부에 전달됐다. 문제는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다.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건 국회의원과 시장의 공조 역량”이라면서, “그들이 개인적인 치적 등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서로 힘을 합쳐 열심히 뛰어야 원하는 성과가 나올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두 사업은 추진 시기나 지리적으로 연동성이 매우 높다. 국회의원은 중앙에서, 거제시장은 지역에서 서로 힘을 합쳐 모멘텀(추진력)을 잃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될 것으로 보인다.<7.4 수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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