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경진 거제시의원>

직장암 2기 수술 후 회복 중에 지난 13일 갑자기 숨진 故 김경진(53) 거제시의원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이 15일 오전 9시 30분 경남 양산시 소재 부산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 부검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부검은 부산국립과학수사연구소 박종혁 법의학과장의 집도(執刀)로 부산 서부서 강력팀장, 과학수사관 등 경찰관계자 5명이 입회한 가운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부검이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과 반대식 거제시의회의장을 비롯한 의회관계자 10여명이 대기실에서 부검이 끝나기를 기다렸으며, 오전 11시 10분께 부검팀이 이들에게 부검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당초 부산대병원측은 김 의원의 사인을 '폐색전증(肺塞栓症)'에 의한 '심근경색'이라고 유족측에 밝혔으나, 이날 부검을 집도한 박종혁 과장은 부산대병원측과 상당히 다른 결과를 내 놔 주목을 끌었다.

박 과장은 부검중에 김 의원의 심장 관상동맥에 일부 협착이 발견됐으나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며, 오히려 복강경에 상당한 염증이 진행된 현상이 발견됐고 이로 인해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 같다고 잠정 소견했다. 감염에 의한 사망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박 과장은 김 의원의 최종 사망원인에 대한 판단은 “수술기록과 진료차트 등을 검토하고 분석해 앞으로 2개월쯤 후에 최종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말해 섣부르게 판단할 사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날 설명 자리에서 반대식 의장은 "김 의원이 허리통증 때문에 진통제 주사를 맞았는데 혹시 이로 인한 ‘주사 쇼크’는 아니냐"고 묻자, 박 과장은 “그 부분은 추후 약물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국내 법의학(法醫學) 분야 최고기관인 국과수측의 설명대로라면, 병원측이 김 의원에 대한 수술 전후 처치와 사후 관찰에 소홀했던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논란이 뒤 따를 전망이다.

유족측에 따르면, 김 의원은 수술도 잘 받았고 곧 퇴원을 준비할 정도로 순조롭게 회복 중이었다. 하지만 12일 오후 1시께 부터 갑작스레 식은땀을 흘리면서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수술부위에서 출혈이 심해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여 긴급히 담당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당직 의료진(간호사)도 응급처치를 시도했다.

그 후에도 김 의원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급기야 13일 오전 1시께부터는 산소호흡기를 부착할 정도로 증세가 더욱 악화됐다. 당직의사는 오전 3시께 나타나 그때부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김 의원은 3시 50분께 숨을 거두었다.

결국 병원측이 김 의원의 이상증세의 정확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13시간 이상 간호사가 일반적인 응급조치에만 매달리는 사이 상태는 더욱 악화 됐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는 김 의원이 이미 숨진 13일 오전 3시 50분 이후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족측은 병원측의 적절한 조치 미흡 등 의료사고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의 최종 사망 원인은 앞으로 경찰수사와 국과수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수있겠지만, 우선 사망 원인에 대한 부검 집도의 잠정 소견이 부산대병원측과 상당히 다른 점과 이상증세 발생시 사후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이 향후 의료사고 여부 및 민사소송 등에 있어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족측과 거제시의회는 이날 오후 2시께 김 의원을 거제 대우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 간단한 입관절차를 거쳐 오후 6시께부터 일반 조문객을 받기로 했다.

또 거제시의회(의장 반대식)는 김 의원의 영결식을 거제시의회葬(3일장)으로 치러기로 결정했다. 장의위원회는 반대식 의장을 위원장에, 한기수 부의장을 부위원장으로 전 시의원이 장의위원을 맡기로 했다.

김 의원의 발인은 오는 17일 오전 8시 30분 장승포성당에서 천주교 의식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장례미사에서는 반대식 의장과 권민호 시장의 영결사와 추도사가 있으며, 성당 입구에서는 고인의 발자취에 대한 영상이 상영된다.

이후 김 의원의 운구는 그의 지역구이자 사랑하는 가족들과 정들었던 능포동 해안도로를 한바퀴 돌아 거제시의회에 들렀다가 통영시립화장장에서 화장, 사등면 ‘거제의 추모의 집’에서 영면(永眠)할 예정이다.<수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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