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정문화재 110호인 가배량성이 행정의 보존관리 미흡으로 문화재의 가치를 잃고 있다.

거제시의  지방문화재 보존관리 역량이 미흡해 시급한 시정이 요구된다.

관광객 김모씨는 최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경상남도기념물 110호로 지정된 가배량성이 최초의 통제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가배량성을 찾았다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문화재를 찾아가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어렵게 찾아간 가배량성은 문화재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문화재 관리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가배량성을 찾기 위한 이정표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안내표지판은 버스정류장과 종려나무사이 그늘에 가려져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문화재의 위치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태여서 이곳을 찾는 탐방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동네 주민들의 도움을 얻어 찾아간 가배량성 터는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와 곳곳에서 허물어져가는 성곽 그리고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글자도 보이지 않는 안내판이 문화재라고 부르기 민망 할 정도로 방치돼 있었다.

특히 성곽과 불과 1m 남짓한 거리를 두고 폐양계장이 방치되고 있어 문화재는 폐양계장의 돌담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가배량성은 현재 둘레 146m에 높이 4m가량의 유적이 남아 있지만 농토, 가옥, 학교등으로 훼손되기 전에는 700미터가 넘는 규모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략적 요충지로 경상우수영을 설치 한 뒤 삼도수군통제사가 되면서 최초의 통제영이 위치했던 곳이다.

 잘 보존 하면 인근 덕원해수욕장과 연계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큰 문화재로 이곳 주민들도 방치된 가배량성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어렸을 때 볕 좋고 숲이 우거져 동무들과 자주 놀던 장소인데 지금은 폐양계장이 흉하게 성곽을 가리고 있는데다 태풍 매미 때 무너진 성곽과 훼손된 숲의 복구도 되지 않아문화재가 아니라 애물로 전락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관광객 김모씨는 “거제시가 관광도시라고 알고 있었는데 형편없는 문화재 관리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관광자원을 떠나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는 문화재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거제시의 문화수준이 그만큼 형편없다는 것을 말한다”며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거제시 관계자는 “가배량성의 사정은 민원 등을 통해 짐작하고 있었지만 거제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재에 비해 부족한 예산으로 문화재 관리를 하다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삐른시일 내에 문화재의 보존 상태를 확인하고 문화재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