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피해 여성들에게 보여주며 검사 행세를 하는데 이용한 가짜 검사신분증. 사진=부산지방경찰청>

가짜 검사 신분증을 보여주며 젊은 여성들을 농락한 20대 후반 백수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남부경찰서(서장 김형철)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A(28)씨를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A씨는 과거에 연락처만 알고 지내던 취업준비생 B(25·여)씨에게 갑자기 연락해 '수년 전부터 준비하던 검사가 됐다'며 만남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됐다.

A씨는 '김우빈'이라는 가짜 검사 신분증을 보여주며 '대검찰청 특검 7부 차장검사'라고 B씨에게 자신을 과시했다.

또 카카오톡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재용이형', 김수남 검찰총장은 '우리총장님'으로 표시해 대화 형식으로 주고받은 것처럼 허위 작성한 메신저를 보여 주기도 했다.

메신저 내용에는 "김 검사, 지방에서 일한다고 고생이 많구만", "대검찰청 소속임을 잊지 말게. 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 수준 차이 그 차이를 보여주게나^^ 그럼 쉬게" 등 검찰총장의 신임을 받는 것처럼 돼 있었다.

A씨는 2개월여간 교제 중에 임신까지 한 B씨가 대검찰청 소속인데도 서울에 가지 않고 부산에 머무르는 등 여유를 부려 A씨를 의심하고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하자, 잃어버렸다는 핑계를 대며 관할 구청장 명의의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까지 위조해 보여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A씨는 B씨의 의심이 심해지자 헤어진 후 거제에 사는 또 다른 피해 여성 C(26)씨에게 접근해 동거했다. 이 과정에서 고급승용차를 살려고 하는데 등록세가 필요하다며 186만원을 요구하고, 후배가 형사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고 아는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겠다며 8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A씨의 사기 행각은 B씨의 부모가 딸을 통해 전해들은 A씨의 말과 행동 등이 미심쩍어 경찰에 이를 확인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발신지와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거제시 모 지역 C씨 원룸에 은신해 있던 그를 체포 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검사를 사칭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B, C씨를 비롯한 젊은 여성 12명에게 접근해 결혼 등을 미끼로 농락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우빈이라는 이름이 좋아서 사용했다"며 "고졸 출신에 돈도 없어 여성들과 사귀고 싶었는데 의외로 잘 통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사칭한 대검찰청 특검7부라는 부서는 존재하지도 않으며 피해 여성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A씨의 사기 행각을 눈치 챌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로 피해를 입은 여성이 없는지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A씨가 피해 여성들에게 검사임을 과시하기 위해 혼자서 작성한 가짜 카톡 메신저. 사진=부산지방경찰청>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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