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시의 대응도 형식적이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거제시의 태도를 전국에 알리고 마지막 길을 떠나는 것이다”

지난해 거제시자원봉사센터 보조금 유용 폭로한 정갑진씨(38)가 거제시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마지막 대응책으로 청와대를 목적지로 잡고 22일 전국 순회 시위에 나섰다.

더구나 정씨는 이번 전국순회 시위 후 자살을 감행 할 계획을 밝혀 거제지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정씨는 지난 2000년부터 2010년 7월15일까지 거제시자원봉사협의회 및 자원봉사센터가 상습적, 관행적으로 사회단체보조금을 카드깡 수법으로 횡령한 사실과 포로수용소 특산물판매장을 위탁 운영하면서도 수익금사용출처가 불명확한 점, 개인횡령에다 불법임대, 불법위탁운영 등 갖가지 범법행위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했다.

자원봉사센터 비리는 지난해 7월 정씨가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2008년 이후 보조금 집행내역을 감사해 일부 카드깡 등으로 보조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씨는 자원봉사협의회가 종전에 운영을 맡았던 포로수용소공원 내 특판장에 대한 감사를 시행할 것과 감사결과 언론공개 및 전직 센터장들의 사과 등 자신의 명예회복을 거제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정씨는 거듭되는 감사 촉구에도 거제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전국을 돌며 1인시위에 나섰고 급기야 거제시청을 방문 1층 민원실 옆 시장실에 권민호 시장 앞으로 보내는 유언장과 선물(?)을 놓고 전국 순회시위 길에 나서기 이른다.

▲ 정씨가 거제시장실에 선물로 놓고 간 농약

정씨가 권시장 앞으로 보낸 선물은 다름 아닌 저독성 제초제다.

정씨는 “제가 시장님게 드린 제초제는 저독성이라 잡초만 죽고 다른 식물들은 죽지 않습니다. 부디 이 제초제처럼 썩은 뿌리를 뽑아 바로잡아 달라는 의미로 보내는 것이니 오해 말아달라”며 시장실에 놓아 둔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22일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소형플랜카드가 달린 여행용 가방을 어깨에 맨 채 거제시청에서 전국 순회시위 길을 준비하는 정씨를 만났다.

정씨는 “예상했던 대로 권력 앞에 모든 게 무의미하며 거제시에 더 이상 기대를 할 것이 없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정씨는 “이번 전국 순회 후 지금껏 경찰수사나 언론, 거제시에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자료를 공개 할 것이며 거제시는 정갑진의 목숨까지 거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거제시는 정씨의 태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씨가 전국순회 시위 이후 끝내 자살을 시도한다면 거제시는 미온적 태도로 사회적 타살을 방관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거제시가 정씨의 요구사항인 자원봉사협의회관련 포로수용소공원 내 특판장에 감사 시행 및 감사결과 공개요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난 2000년부터 2008년 까지 거제시자원봉사센터를 운영 했던 전직 거제시자원봉사센터장들의 공식 입장발표 여부도 주목된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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