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거제저널

사설

카메라 탑재차량, 역할 기대한다

보행삼불(步行三不)이라는 말이 있다.

걷는 게 불안(不安)하고 불편(不便)하고 불리(不利)하다는 것이다.

무질서하게 세워진 차량과 곡각지점이든 어디든 멋대로 세워둔 차량들이 보행자를 공포로 몰아가는 세상이기에 이제 이 말은 생소하지가 않다.

사천시가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카메라를 탑재한 차량까지 동원했다니 그간 단속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

불법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하는 카메라는 하루 평균 30~40대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정작 불법 주정차가 판치는 삼천포 J병원, M빌딩 주변 등 일부 지역은 민원이 없다는 이유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니 걱정스럽다.

사천시가 카메라 탑재 차량 운영을 민원위주로 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 운영과 관련, 예산과 인력을 늘려서라도 ‘선진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목적 달성의 실효를 거둘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 우리 주변 좁은 골목길에는 화물트럭을 비롯해 각종 차량들이 즐비해 동네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뒤죽박죽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불법주정차 단속반을 운영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 근절은 쉽지 않다. 때문에 이제 서서히 교통지옥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들도 쉽게 들린다.

불법 주정차는 가장 시급히 버려야 할 사회악이다. 병원 구급차를 비롯한 소방차량들의 출동을 방해해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한 순간에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사회악 해소에는 시민들의 협조도 절대적이다. 양심을 앞세운 모범적 행동이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 우리 시민 대부분은 ‘교통질서’라는 개념조차도 없다. 급하다는 핑계로 아무 곳에나 주차하기예사며 더구나 교차로 곡각 지점에까지 차량을 주정차, 일대 교통의 흐름을 방해해 연쇄적인 혼잡을 초래하기도 한다

때론 시간이 생명인 긴급구조 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도 남의 일이라는 듯, 길 터줄 생각조차 않는다.

때로는 한 술 더 떠 긴급차량의 뒤를 따르는 얌체졸속 운전자도 발생한다. 발리 달리는 차의 덕을 보자는 속셈이다.

신호가 끝나도 ‘꼬리 물기 차량행렬’은 계속해 이어지고 차창 밖으로 침 뱉기, 담배꽁초 버리기도 예사다.

우리의 후손들이 무엇을 배우며 또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가겠는가, 심히 우려되는 현실이다.

사천시 카메라 탑재차량은 향후 불법 주정차 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위반 차량까지 철저히 단속하는 역할도 겸했으면 한다. 사천시의 이 같은 노력이 선진교통질서 확립과 함께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위반차량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부각될 만큼 철저한 단속과 바른 법의 잣대를 적용해 선진교통을 이룩하는 하나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교통 선진국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우리와 판이하다. 불법 주정차는 그들의 생활주변에서 찾아 볼 수도 없으며 특히 멀리서 구급차나 소방차 소리가 들리면 운전자들은 일제히 도로 한 쪽 옆으로 차를 세운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상위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우리부터 선진시민의식을 뿌리내려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편집부 news@geojejourn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