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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위해 권력 나누되, 상호견제 하라"… 검·경 수사권조정 합의문 발표정부,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 1차 수사권·종결권 부여…수직관계→상호협력관계, 양측 '불만'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8.06.21 19:26

[거제저널] 앞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진다.

지금까지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수직관계였으나 이제 상호협력관계로 바뀌며 검찰의 직접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한정된다.

정부는 사실상 경찰의 수사 재량권을 대폭 늘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21일 발표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문을 먼저 낭독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했다.

정부의 이번 합의안은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되, 검찰은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요약하자면, 일반수사는 경찰, 특별수사(특수)는 검찰, 권력형 비리는 앞으로 신설될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맡기는 '수사 3륜' 체제를 갖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따라서 경찰은 모든 사건에 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지며,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대해 검사의 송치 전(前) 수사지휘는 폐지한다.

현재는 공소권이 없거나, 무혐의라고 판단되더라도 경찰이 모든 사건을 일단 검찰에 송치해 기소 여부를 검찰이 판단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다시 검토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인신구속 등 강제수사 절차가 필요하면 송치 전이라도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견제장치도 마련됐다.

경찰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하고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 불송치결정문·사건기록등본을 검사에게 보내도록 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면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불송치 결정을 받은 고소·고발인 등 사건 관련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경찰 내부에도 모든 불송치 결정의 적법·타당성을 검토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경찰관이 검찰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면 경찰청장 등 징계권자에게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는 부패·공직자 범죄, 경제·금융 범죄, 선거 범죄 등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한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검찰이 고소·고발을 접수하더라도 경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사건의 중요성을 판단해 일부를 직접 수사해 왔다.

동일사건을 검사와 경찰이 중복수사하게 된 경우에는 검사에게 우선권을 준다. 하지만,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착수한 경우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경찰의 우선권을 인정한다.

결국 검찰 수사력을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했다. 따라서 앞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은 크게 줄어들 걸로 보인다.

주목되는 건, 검사 또는 검찰청 직원의 범죄혐의에 대해 경찰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을 신청한 경우 검찰은 지체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해 검·경간 견제와 균형을 도모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검사나 검찰직원이 관련된 범죄수사는 검찰이 거의 대부분 수사지휘권(송치지휘)을 통해 경찰의 수사를 사실상 차단해 왔으나 앞으로는 경찰도 검찰이 연루된 범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가 예상된다.

<도표 : 정책브리핑>

이번 합의문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경찰을 수직적 상하관계에서 수평적 협력관계로 설정한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통제장치가 얼마나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에서 벗어나 1차 수사단계를 전담할 경찰 수사의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검찰 직접수사 대상을 일부 범죄로 제한하긴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수사권을 쥔 검찰 독주는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여부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번 수사권조정 과정에서 보완수사 요구 방안에 대해 "이미 해방 이후 미군정 시절 도입했다가 실패한 제도"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걸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지휘도 강제할 수단이 마땅히 없어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앞으로 경찰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

반면, 경찰은 영장지휘권 등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검찰의 권한이 막강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법조계에서도 어느 쪽이 더 실리를 챙겼다고 명확한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경 양측에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한편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두 기관이 서로 균형과 견제를 유지하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조정안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자치경찰제와 행정경찰·사법경찰분리방안, 경찰대 개혁방안 등에 대해서도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할 자치경찰제를 2019년 안에 서울과 세종, 제주 등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또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옹호를 위한 제도와 방안을 강구하고, 비(非)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경찰이 수사의 과정과 결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와 인사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경찰대의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겼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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