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허익범 특별검사와 특검보팀=연합뉴스 화면 갈무리>

속칭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해 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지난해 5월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등을 겨냥해 집중적인 댓글조작을 벌였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특검의 이같은 주장이 법정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재인 정권에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줄 메가톤급 폭발력을 안고 있어, 양측은 법정에서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자로 기간 연장없이 60일간의 특검 활동을 마감한 허 특검팀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결과 대국민보고'를 발표했다.

허 특검은 이날 김 지사의 공소사실에 "드루킹 등과 함께 2016년 11월경부터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및 이후 민주당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앞서 김 지사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시 이같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는 적시되지 않았다고 언론에서 보도했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검은 '드루킹'이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에게 킹크랩 초기 버전을 보여주고 김 지사의 허락을 받아 프로그램을 본격 개발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봤다.

특히 특검은 "드루킹 등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킹크랩 개발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2016년 12월경 실전 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운용 첫 달인 2016년 12월 총 1천154번의 공감·비공감수 조작을 벌이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이 본격화한 2017년 1월 1만4천872번, 2월 2만4천757번으로 활동량을 20배 넘게 늘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박 전 대통령이 실제 탄핵된 3월에는 다시 74만8천39번으로 조작 규모를 늘린데 이어, 대선 국면에 접어든 4월에는 768만3천677번, 대선이 치러진 5월에는 748만1천997번의 조작을 벌여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또, 드루킹이 대선 국면 댓글조작을 위해 킹크랩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10대 안팎에서 100대 수준까지 확충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특검은 이어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사건 은폐 시도 관련 의혹 사건을 검찰에 이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 특검은 "정치권에서 수사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적인 비난이 계속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수사 소회를 밝히고 "품위 있는 언어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수사를 주문하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특검의 주장에 대해 김경수 지사측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소설'이라며 전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구나 법조계 안팎에선 특검의 의지와 상관없이, 김 지사의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스모킹 건'이 필요한데도 특검팀이 현재로선 사실상 손에 쥔 게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김 지사가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는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공모 관계 성립여부에 다툼이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결국 드루킹 일당의 진술과 '다툼이 있을만한 증거' 이외에 김 지사의 주장을 완전히 뒤엎을만한 핵심적인 물증이 없다는데 특검의 현실적인 고민이 엿보인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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