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박종훈 교육감·사진)이 '유아교육과' 신설과 277개 단·병설 유치원을 신·증설하는 방안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남형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을 지난 29일 발표했다.

우선, 내년 3월 유아교육 전반을 전담할 유아교육과를 신설해 유치원 입학과 교육, 회계, 학비 등을 총괄 지원하는 등 관리감독을 일원화해 유아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또, 25명으로 구성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단장 부교육감)’을 꾸려 원아 모집 중단이나 무단 휴·폐원 등 유아의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공립유치원에 학급을 긴급 증설할 방침이다.

공립유치원 확대 방안을 보면,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의 정부 교부금 등 재원으로 폐교 및 유휴교실 활용 등을 통한 신·증설로 단설 177학급과 병설 100학급을 확대키로 했다.

사립유치원 학급편성기준(만 3세 19명→16명, 만 4세 25명→22명, 만 5세 28명→24명, 혼합 24명→20명)도 공립 수준으로 낮추고, 사립유치원 매입과 장기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 22.6%인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35%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와함께,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2019학년부터 원아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에서 우선 실시하고 2020학년까지 모든 사립유치원에 적용할 계획이다.

사립유치원의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감사전담팀 7명을 구성해 △10학급 이상 △원생 200명 이상 △학부모 부담비가 높은 유치원 △비리제보 유치원 등 110개 사립유치원에 대해 내년에 우선 감사에 들어간다.

2015년도 이후 감사를 받지 않은 110개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2020년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감사를 거부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

또 상시 감사체제를 구축해 3~5년 주기로 정기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감사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중 처분할 방침이다.

박 교육감은 이날 “유치원이 원아모집 중단과 휴·폐업 등을 할 경우, 수업할 공간이 없으면 회의실을 유치원으로 개조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면서 “오늘 발표한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도민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유아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립유치원 비리가 공개되면서 전국 사립유치원 70%가 가입해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적반하장(賊反荷杖:도둑질한 놈이 오히려 매를 들고 주인에게 달려든다는 뜻)적 태도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거제지역 사립유치원 2곳도 감사에 지적돼 ‘경고’ 처분을 받은 걸로 드러났다.

최근 도내 사립유치원에 대한 2016년 특정감사 결과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도 교육청은 2016년 5월 거제 2곳을 비롯해 도내 사립유치원 중 임의로 표본을 선정해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그 처분 결과를 같은 해 8월 26일 해당 유치원에 통보했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A유치원 원장은 제네시스 승용차를 리스(임차)해 4575만9500원을 지출했다. 지출명목은 ‘출장 및 원아 수용 사용’으로 꾸몄다. 또 사립유치원연합회 회비 315만500원을 유치원 운영비에서 전용해 집행한 걸로 지적됐다.

B유치원은 원장이 유치원 외벽보수 적립금 명목으로 장기보험에 가입하면서 만기금 수익자 및 계약자를 원장 본인으로 해 유치원 운영비에서 매월 400만원을 납부해 왔다. 4년여 동안 전용된 보험료가 1억7200만원에 달했다. 또, 교육청 승인을 받지 않은 놀이터 개보수 적립금 명목으로 3603만6984원을 농협계좌에 별도 보관해오다 적발됐다. 이밖에 급간식재료비 191만7790원을 집행하고도 증빙서류를 누락했고, 남편 소유 토지를 유치원 학습장으로 활용해 6296만5000원을 남편 계좌로 지급했으며, 원장 소유 토지에 유치원 통학버스를 주차하면서 주차장 사용료 1073만원을 지출했다.

도 교육청은 A·B 유치원 원장 모두 경징계 바로 아랫단계인 '경고' 처분하고 부적정하게 집행된 운영비는 모두 회수 조치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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