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손해보험/둔덕번영회 부회장 옥태명

겨울내 잠들었던 대지가 깨어나 양지쪽 푸른빛에 물들어가는 봄은 생명(生命)의 신비(神秘)로 간직한 채 새 봄이 아름다운 것은 그 모진 추위 속에서도 앙상한 가지에 은밀히 자란 꽃눈과 잎눈들이 깨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에 웅비(雄飛)의 기지개를 한 번 펄치며,

지난 29일 청마기념사업회, 둔덕번영회, 시청 관계자들이 함께 주실 마을 지훈 문학관과 지훈 시비공원을 다녀왔다. 제법 드센 산세를 뒤에 지고 앉는 고택과 아늑한 마을이 주실 마을을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한 번쯤 가고파지는 그런 여행지다.

주실 마을은 한양 조씨의 집성촌으로 전통마을이면서도 실학자들의 교류와 개화, 개혁으로 이어진 진취적인 문화를 간직한 지조와 절개의 마을이며, 마을 입구의 주실 숲은 2008년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었다.

선비가 많이 나온 영양은 전통 탓인지 지금 영양은 문향(文鄕)으로도 이름이 높다. 근대 문학에서 제법 이름을 높인 시인 조지훈과 시인 오일도가 태어난 곳이고, 이문열씨가 집필을 하는 작업실이 있어 이 세 곳만 들러 보는 것으로도 문학기행에 충분할 정도이다.

영양읍에서 일월산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간 주실 마을은 수많은 박사와 교수를 배출한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마을 곳곳에는 종가인 옥천종택(玉川宗宅)과 조지훈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 : 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을 비롯한 많은 고가들이 여전히 번듯하다.

그리고 마을 한 편에서는 조지훈 문학관과 지훈 시 공원이 있고, 조지훈이 어렸을 때 수학했던 월록 서당이 남아 있다. 조지훈 시인은 청마 유지환 제자라고 하니 우리 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우리에게는 승무라는 아름다운 시로 더 알려져 있는 조지훈(1920~1968 본명은 동탁)은 시인이요, 국문학자이다.

조지훈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한 청록파 시인, 수필가, 한국학 연구가이며 민속학과 민족운동사에 공헌, 한국문화사를 최초로 저술하였고, 시집 풀잎단장, 조지훈 시선, 역사 앞에서, 여운 수필집 창에 기대어, 시와 인생, 지조론, 돌의 미학, 동문서답, 시론집 시의 원리, 학술서 한국문화사서설, 역사서 한국민족운동사 등이다.

지훈 문학관은 청록파 시인이자 지조론의 학자 조지훈 선생을 후세에 길이 기리기 위해 2007년5월18일 문학관을 개관하여 대지규모 2,792m2 건축면적538m2 관리사, 시청각실, 전시실, 조지훈 시 공원, 조지훈광장, 주차장, 탐방로 등 동선을 따라 가보면 조지훈의 소년시절 자료들, 광복과 청록집 관련 자료들, 격정의 현대사 속에 남긴 여운, 조지훈의 가족, 선생의 선비로서의 삶의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물 중에는 지훈 선생이 쓴 주례사와 여러 곳에서 받은 감사장, 위촉장 표창장 등의 자료를 비롯하여 평소 쓰던 문갑과 서랍도 있다. 또 30대 중반에 착용한 검은색 모자와 가죽 장갑, 40대에 사용한 부채, 그리고 세상을 뜨기 6~7년 전부터 애용했다는 담배 파이프와 안경 등을 비롯하여 외출할 때 즐겨 입었던 외투와 삼베 바지 등도 전시가 되어 있다.

또 조지훈 문학관을 돌아 나오기 전 한쪽 벽면에는 그의 삶의 단상을 보여주는 1백 개의 사진들이 걸려 있으며, 그 맞은편 헤드폰을 통해서는 투병 중인 그가 여동생 조동민과 함께 낭송했다는 시 <낙화>를 들을 수 있다.

주실 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 조지훈 시 공원 호은중택에서 조지훈문학관으로 가는 길에, 조지훈 시 공원이 있다. 조지훈의 詩 가운데 골라 뽑은 27편이 자연석 돌에 새겨져 있으며, 쉴 수 있는 쉼터와 자그마한 공연장이 있다. 한 작품씩 음미하며 나무계단을 따라가 보면 황토흙 돌담에 기와를 얹어 운치와 옛날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뒤편으로 아늑한 산세가 편안한 기운을 복 돋운다. 주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보호숲, 외부로 부터마을로 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곳에는 조지훈의 시 <빛을 찾아 가는 길>을 새긴 시비가 있고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스물 한 살에 요절한 그의 형 세림 조동진의 시비가 있다.

조지훈 문학관 앞에 각종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무대와 휴식공간이 있어 자유 로룬 문학토론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호은중택의 대문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면 있는 정삼각형의 봉우리 풍수가에서는 문필봉이 정면에 있으면 공부를 잘하는 학자가 많이 나온다 한다. 주실 마을의 집들도 대부분이 이 문필봉을 마주하고 있으며,

국비를 지원받아 기와집 한옥으로 잘 지으져 있어, 산세의 아늑함과 잘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마음과 정서를 어울리게 한다. 특히 한 전주 지중화 사업을 통하여 전주를 하나도 볼 수 없으며, 특히 조지훈 시 250편에 27개 자연석에 새겨진 운치가 눈길을 끌었고, 조지훈 문학관을 짓는데 소요되는 국비50%를 지원받아 36억원의 예산으로 지었다고 하니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단한 것을 느겼다.

지금 짓는다고 하면 50억 이상의 돈이 든다고 하니 그 당시 훌륭한 인물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또한 그들의 자부심과 고향의 발전을 위해서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마음이 착잡하다. 우리의 높은 인사들은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일행이 보고 느낀 중의 하나는『명품 청마공원』을 조성해야 된다는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거제시 선각자들이 나타나서 국비를 많이 확보하여 우리나라의 최고의 청마공원이 탄생하기를 바라며, 그리고 청마생가, 청마기념관을 전국각지에서 찾아 올 수 있도록 인터넷 전국홍보를 실시해야 하고, 청마문학관이 탄생되어 지금의 통영청마문학관을 앞서는 문학관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조지훈문학관과 조지훈시공원 등 사업비가 너무나 많이 든 것을 보면서 우리도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연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리고 그곳에 종사하는 관계자와 견문을 통해 노심초사 연구하고 명품청마공원이 되기를 바라며, 자연석 돌에 청마시의 대표적이고 격에 맞는 20~30 여 편의 시를 골라 형형색색의 돌에 운치 있게 새겨서 조성해야 하고, 주위에 관상수, 화목류, 단풍나무, 이팝나무, 산수유, 등을 심고, 쉴 수 있는 조형의 미를 갖춘 정자와 긴 의자를 조화 있게 배치하고, 그곳에서 둔덕만 또는 들판을 바라보면서 사시사철 변하는 풍경을 감상하고 특히 둔덕만에 지는 일품의 저녁노을이 어우러져 시심도 심어 보면서 쉼터와 즐기는 곳으로 거듭 나기를 바라면서 한 번 더 『명품 청마공원』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이번 청마기념사업회, 둔덕 번영회, 시청 관계자들의 이런 자리가 견문의 장이 되어 먼 곳을 바라 볼 수 있는 일에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고 후세에 부끄럼 없는 명품청마공원이 되도록 우리 모두 함께해 주기를 바라면서 같이한 조상도 전거제시장님, 여러분 모두 노고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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