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초 미래통합당 공천결과 발표 날. 민주당 문상모 후보가 통합당 서일준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

둘은 "이번 총선서 페어플레이를 통해 정치 품격을 높이고 정책 선거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고 다짐했다.  

선거운동 종료시간이 임박한 지난 14일 밤 11시40분. 고현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선거기간 내내 사력을 다해 오던 두 후보와 운동원들이 이곳에서 맞닥뜨린 것.

그러자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갑게 손을 맞잡았다. 그들은 "정말 수고했다. 우리가 멋진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줬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옆에 있던 운동원들도 상대를 향해 "고생했다" "화이팅"을 크게 외쳤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는 페어플레이 약속을 지켜냈다. 당내 경선에서 생긴 잡음이 아직 진행중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이만큼 경쟁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른 경우는 기억에 없다. 마치 "선거는 이렇게 하는 거야"처럼.

반면 이웃 통영은 어떤가? 선거과정에서 끝없는 비방전과 고발이 이어지자 한 지역언론은 사설을 통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절망을 퍼붓는 행위"라며 양측을 싸잡아 질타했다.

서일준·문상모 두 사람은 또 다른 의미도 일궈냈다. 바로 정치적 '세대교체'다. 단순히 물리적 나이의 세대교체가 아닌, 이제 거제에서는 50대가 지방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시장도, 국회의원도, 도의원도, 시의원도 모두 한참 일할 50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역동적이다.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노련함과 경륜은 다소 아깝지만, 우리는 이 50대들을 통해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정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승패는 끝났지만 이번 총선이 우리에게 각별한 이유다.

비록 당과 정치이념은 다를지라도 이제 두 사람이 어렵고 힘든 거제 경제의 회생을 위해 기꺼이 손을 맞잡고 앞장서 준다면...더 바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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