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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중년 이후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 이유
거제저널 | 승인 2020.07.14 16:21
<시사저널>

소화 어려운 음식 피하고 육류 섭취·운동으로 체력 길러야

젊을 때는 별 탈을 못 느끼다가도 중년 이후에 음식물 소화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신경성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었거나, 체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사람의 소화 기능은 생존과 직결되므로 노화가 진행돼도 가장 늦게까지 유지되는 기능 중 하나다. 그렇지만 나이를 먹으면 젊을 때보다 소화액 분비가 줄어들고 위장과 대장의 운동 기능도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평소보다 조금 더 먹었다 싶으면 복통이나 설사에 시달리기 십상이므로 과식은 금물이다. 또 우유, 술, 카페인, 매운 음식 등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식 피하기, 제때 식사하기, 음식물 오래 씹기를 하면 중년 이후 소화불량을 덜 느낄 수 있다. 특히 음식을 오래 씹는 것은 음식물을 더 잘게 부수고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와 잘 섞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개인마다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년 이후 필요한 식습관"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소화가 안되는 정도를 넘어 설사로 고생하는 중년도 적지 않다. 설사를 경험하면 으레 장염을 의심하다. 그런데 병원에서 대장내시경 등 검사를 받아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과민성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장증후군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장운동 이상, 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병률은 6%대이며 주로 40~60대에서 흔하다. 과민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스트레스, 짜증, 피로 등도 장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뇌와 위장은 신경으로 연결돼 있어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도 영향을 받는다. 언짢은 일이 있을 때 무언가를 먹으면 쉽게 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화가 잘 안되므로 또 다른 짜증이 생기면서 스트레스가 소화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평소 스트레스를 피하는 자신만의 요령을 익혀두는 것이 과민성장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변에 피가 보이거나, 열이 나거나, 체중이 줄거나, 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과민성장증후군보다는 다른 장 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인 설사의 대부분은 과민성장증후군 때문이다. 걱정할 일이 많아져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다. 또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 설사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기름, 밀가루 음식, 찬 음식 멀리해야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란 평소 자주 먹지 않는 음식을 통칭한다. 우리 몸은 평소 먹던 음식에 적응한 상태여서 이따금 생소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표적인 것이 밀가루 음식이다. 한국인은 오래전부터 밀보다 쌀을 주식으로 먹어 왔기 때문에 밀가루 음식은 익숙하지 않은 음식에 속한다. 게다가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이라는 성분도 설사를 일으킨다. 또 국수나 빵 등 밀가루 음식은 빨리 그리고 많이 먹게 된다. 밀가루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양념도 강해 위장에 자극을 주기 십상이다.

기름도 평소 먹던 것이 아니면 설사의 원인이 된다. 예전엔 명절 음식을 만들 때 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을 정도로 기름을 조금만 둘렀다. 그러나 지금은 평소에도 음식을 튀기다시피 할 정도로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또 치킨 등 과거보다 기름을 사용한 음식도 종류가 많아 기름을 다량 섭취한다. 여러 번 사용해 신선하지 않은 기름도 설사의 한 원인이다.

여름철 무더위를 잊고자 차가운 음료나 과일을 먹는데 장이 차가울수록 소화가 어렵다. 아이스커피보다 따뜻한 커피,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과민성장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찬 과일도 설사를 일으키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인 수박은 자체에 수분이 많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으므로 냉장고에 오래 두지 말고 빨리 먹는 게 바람직하다.

설사가 나면 지사제부터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설사와 열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지사제를 피해야 한다. 강희철 교수는 "열만 나지 않는다면 지사제를 먹어도 된다. 그러나 일부 한약 성분의 약은 중독 성분이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열이 나는 것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다. 이럴 때는 설사로 병원균을 배출할 필요가 있는데 지사제로 배출을 막으면 오히려 패혈증(감염으로 면역 반응이 생명을 위협할 수준으로 온몸에서 강하게 나타내는 증상)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육류, 쉽게 배부른 음식, 김치와 같은 생채소 등을 덜 먹는 식습관으로 변한다. 대신 생선과 마른반찬 등 소화가 편한 음식을 찾는다. 또 식사량과 신체활동도 예전보다 줄어든다.

"체력이 있어야 장운동도 활발하다"

이런 이유로 근육량이 떨어져 체력도 약해진다. 약한 체력은 장운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을 때는 교감신경이 장의 긴장을 유지한다. 그래서 배출을 어느 정도 막고 배출량을 조절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장의 긴장을 유지하지 어려워 배출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설사하게 된다. 장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체력이므로 평소 음식 섭취량과 운동량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로 중년 이후 채소 위주로 식습관을 바꾸는 사람이 많다. 채소의 섬유질은 본래 소화가 잘 안되는 성분이다. 따라서 채소 위주의 식습관은 중년 이후 근육량 감소와 소화 장애의 원인이 된다. 육류를 적당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근육량 유지에 이롭고 근육량이 있어야 장운동도 활발해진다. 근육량을 유지할 만큼 운동을 꾸준히 해야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신체활동을 늘릴수록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므로 그만큼 식사량도 조금 늘려야 한다. 운동하지 않아 기초대사량이 줄어들면 조금만 먹어도 위와 장은 부담을 느낀다. 반대로 운동만 하고 식사량을 늘리지 않으면 기운을 내지 못한다.

박민선 교수는 "나이를 먹을수록 음식을 흡수하는 형태로 잘 변환하지 못하고 그 영양분을 흡수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힘을 내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주로 동물성 단백질에서 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엔 설사하면 속을 비우기 위해 굶었다. 요즘은 아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설사 환자에게 삼계탕을 먹도록 처방한다. 소화하기 좋은 형태의 부드러운 음식인 데다 단백질을 섭취해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백질 섭취와 적절한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면 장의 긴장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은데 일반적으로 하루 세끼를 먹는 사람은 시간을 정해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시사저널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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