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잇따른 투신에 교육계 충격’, 자살보도 권고기준 지켜라

언론은 대중들을 움직이는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윤리의식을 가져야한다. 특히, 극단 적 선택과 관련된 보도는 가장 신중해야하고 그 보도의 필요성을 생각해야한다.

죽음 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사생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언론과 개인이 자살예방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고자 마련한 기준인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이 있다.

이 내용을 알고 있다면 언론인은 기사가 대중 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예민함과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방법, 장소 등 구체적 묘사

6월 21일 도내 일어났던 사건은 6월 29일 경남일보 지면에 실렸고, 뉴스통신사(연합 뉴스, 뉴스1), 다수 인터넷 매체에 실려 보도되었다. 특히 경남일보 6월 29일 5면 도 내 잇단 학생 사망사고에 ‘충격’(인터넷: 경남 학생 잇따른 투신에 교육계 충격, 대책 골몰)의 극단적 선택의 방법이나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였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5가지 원칙 중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경남일보 인터넷 기사(경남 학생 잇따른 투신에 교육계 충격, 대책 골몰)에는 제목부터 ‘투신’이라는 단어 가 등장하였고 지역명도 언급이 되며 인터넷 매체들이 받아쓰기 시작하여 무려 8건이 확대 재생산된 결과를 낳았다. 이는 모방을 초래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보도할 필요가 있었을까?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5가지 원칙 중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지역, 사는곳, 직업 등 고인과 유가족의 신분을 노출시켰다. ‘고인의 인격을 침해하거나 비밀을 노출하는 보도는 고인과 유가족의 법적 권익을 해칠 수 있습니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가족과 당사자의 심리를 고려하여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이번 극단적 사건 보도는 그런 점을 배려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이번 일로 인해 한 명은 사망하고 한 명은 아직 살아있다. 살아남은 사람이 회복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언론 보도로 인해 ‘극단적 선택자’로 낙인 찍히고, 또 향후 일상생활을 하다 끔찍한 기억들을 되돌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보도를 자제하고 매우 신중하게 보도해야한다. 지금 생존자나 유가족의 입장 에서 보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은 보도되면 안된다. 향후 ‘극단적 선택자‘의 유가족으로 남고 친구로 남는다면 평생의 아픔이 될 수 있고 ’극단적 선택자‘로 낙인찍히며 추가 로 그런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매우 조심해야하는 사건이다.

이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극단적 선택에 관한 정보나 암시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와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사건을 보도할 때는 고 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야하지만 기사 내용에는 ‘지역’, ‘주택 형태’, ‘신분’, ‘학년’ 등과 같은 유가족의 신분을 노출할 위험이 있는 정보들로 가득하다.

유 가족은 고인이 된 자녀에 대한 아픔으로 인해 힘든 상태인데, 언론에서 이를 더 부추 겨 ‘극단적 선택자’의 거주지, 나이, 직업 등을 노출시켜 고인의 인격도 존중하지 못했고,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지 못했다.

◇ 받아쓰기 기사 줄지어 나타남 

범죄사건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고 언론에서 가급적 사적인 영역인 자살 사건은 다루지 말아야 한다. 다룬다고 하더라도 매우 신중한 윤리적인 보도를 해야한다.

포털과 경남지역언론에 보도된 기사만 6월 29일 11건이다.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비슷한 기사제목인 받아쓰기 기사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베르테르 효과는 연예인 자살 사고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만 국한할 수 없다. 사망한 학생의 살아남은 친구와 학교 학생들, 유가족, 지인, 지역민들에게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악용해 ‘조회수 늘리기’ ‘클릭장사’ 등 상업적으로 기사를 재생산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자살행위를 정당화 하기 위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나 언급이 있다면 자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사회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률은 매년 10만 명 당 25명에 이르며 OECD국 가중 자살률 1위다. 경남일보는 인터넷 기사를 내렸다.

하지만 29일 하루동안 그 영향 력은 무시할 수 없다. 지역언론인이자 지역민으로서 이번 사안에 대해 고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유가족을 존중하지 않았다. ‘자살보도 권고기준3.0’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생긴지도 17년, “자살을 예방하려면 자살 사건은 되도록이면 보도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명심해야 한다. <문의 : 경남민언련 사무국 연락처: 055-261-0339>

2021년 6월 30일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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