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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넘기는 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노조·시민대책위 '부글부글'EU 심사재개, 내년 1월20일 기한..합병 발표 이후 근 3년 동안 '미적미적'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1.11.25 15:48
<대우조선해양 불공정매각반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0월5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매각 계약 네 번째 연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2019년 1월 정부의 매각 발표 이후 근 3년간을 미적거려 온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또 해를 넘길 전망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2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심사를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EU는 심사가 오랜기간 유예된만큼 심사 기한을 내년 1월20일로 연기했다.

EU는 지난 2019년 12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심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심사를 세 차례 유예했다. 한국조선해양도 EU의 기업결합 심사가 미뤄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내달 22일 열리는 전원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심사에 나선다.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심사보고서 작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국내 공정위가 해외 경쟁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심사가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높았다.

업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선사가 몰려있는 EU의 기업결합 심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결정에 따라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일본도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공정위가 올해 심사를 마무리한다 해도 EU 등 해외 당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현재까지 허가 대상 6개국 중 카자흐스탄, 중국, 싱가포르는 심사를 이미 승인했다.

EU는 두 기업 합병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과점을 문제 삼고 있다. 두 기업 합병 시 세계 LNG선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LNG선 분야의 시장점유율을 낮추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만약 EU가 합병 조건으로 'LNG선 매각' 카드를 꺼낸다면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인수 시너지를 높일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EU 측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건조 기술을 중소 조선사에 이전하고 수년간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방안을 EU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본계약 후 해외 기업결합 심사 지연 등 인수 절차가 길어지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체결한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간을 세 차례 연장했다.

이어 세 번째 투자계약 종결을 앞두고 지난 9월 말 산업은행은 종결 기한을 3개월 늘려 올해 12월31일까지로 네 번째 연장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거제 지역사회는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노조와 거제시는 두 기업 합병 시 대폭적인 구조조정은 물론, 지역 협력업체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말 이 정권이 꼭 피를 봐야 할 모양"이라며 "그토록 노조와 시민사회가 절규하다시피 하는데도 귀담아 들으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이 귀를 막고 합병의 시너지 효과는 커녕, 국내 조선산업의 동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들으려 하지 않는 데에 너무도 실망했다"면서 "앞으로 가깝게는 더욱 강력한 투쟁을 통해, 좀 더 멀리는 대선과 지선에서 우리의 강한 의지를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부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 서울 본사 앞에서 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과 함께 신태호 수석부지회장이 11일간 단식을 하다 건강악화로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등 20여명이 통영·고성·부산 등을 거쳐 창원 경남도청앞 까지 274㎞를 걷는 8박9일간의 도보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거제시민대책위도 대우조선해양 정문에서 2019년 5월부터 매각철회를 촉구하며 930일이 되도록 천막 장기농성을 벌이고 있다. 

변광용 시장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대통령이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으나, 별다른 답변이나 해결책도 없이 답답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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