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비지니스&정보 정보
[이슈] '민식이법'도 개정 여론 높다..운전자들 "탄력적 적용해야"법조계 " 형벌비례 원칙 어긋나"..일정 시점 및 구역 제한 해제 필요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1.11.26 16:03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일명 '윤창호'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지난해 3월부터 시행중인 일명 '민식이법'도 개선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사고라해도 단순과실 사고가 음주운전 사고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 받는 건 '형벌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들도 법 개정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스쿨존은 1995년 도로교통법에 의해 각 지자체에서 어린이를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 및 유치원 정문에서 반경 300m 이내의 주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보호구역에는 안전표지판, 속도측정기, 신호기 등을 설치할수 있으며, 자동차 주·정차를 전면 금지하고, 운행속도를 3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법을 개정한 법률을 말한다. 2019년 9월11일 충남 아산의 스쿨존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어린이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그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법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일부 개정법률'을 대표발의 했다.

이 법안의 핵심 요지는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는 3년 이상 징역, 특히 12대 중과실 교통사망 사고 발생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민식이법 국회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로 스쿨존 교통 안전 강화대책을 내놨다. 모든 차량의 제한속도는 30㎞로 하향됐으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는 모든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속도위반 과태료는 12만원, 주·정차위반 과태료는 7만원으로 상향됐다. 학교 주변 전면 주·정차금지는 지난 10월2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법 시행 후 운전자들의 불만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쿨존을 운행할 때 심적 부담감과 극심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단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반응이다.

학생 수가 많이 감소하고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이 적은 농촌 지역과 학생 수가 많고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이 많은 도시 스쿨존의 차별성을 배제한 채 일괄적으로 '민식이법'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야간 스쿨존 내 통행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음에도 24시간 일률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것 역시 큰 시비거리다. 심야시간대 차량을 운행하다 일부 운전자는 스쿨존에서의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벌점초과로 면허증이 취소되거나, 과태료 납부 등 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는 것.

대학교수 60대 A씨는 거제시 고현동 한 스쿨존에서 30㎞ 속도제한 위반으로 한달새 무려 5번이나 과태료를 냈다. 그는 "부끄럽지만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출퇴근 시간에 속도위반으로 2회 적발됐다"며 "그러나 밤 10시가 넘어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오다 30㎞ 속도 제한에 걸린 때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60대 후반 B씨 역시 "택시를 운행하는 동료들은 요즘 수시로 스쿨존 과태료 폭탄을 안고 산다. 평소 잘 아는 길인데도 잠시 딴 생각하면 영낙없이 30㎞ 속도 제한에 걸린다"면서 "5030정책 전반에 손질이 필요하다. 더구나 아이들이 없는 학교 주변은 야간이나 심야에는 적용을 안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지난 달 21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어린이보호구역 전면 주정차 금지도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있다. 오히려 학교보다 더 오래전부터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왔는데도 하루 아침에 주차공간이 없어진 주민들은 극도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고현동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 사는 C(71)씨는 "학교 담 옆에 안전한 곳에 여태컷 주차해왔는데 CCTV를 달아놓고 이젠 안된다니 이런 날벼락이 어디있나. 아무리 아이들을 보호하는게 중요하다고해도 그렇지. 우리집이 학교보다 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라며 "그러면 밤에 도대체 차를 어디에 주차시키라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학교측에 이웃 주민을 위해 운동장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하니 시설물 파손이 어쩌니, 사고가 나면 골치 아프다는 둥 온갖 핑계를 대고 말이야.."라며 "이 놈의 정권이 하는 짓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독설을 내뱉었다.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면 지역도 마찬가지다. 평소 한적한 학교 주변에 거주지가 있어 차를 주차시켜 왔던 주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사등면 기성초교 주변에 사는 D(50대)씨는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온다"며 "퇴근 후 밤에 잠시 차를 학교 주변 집 옆에 주차하고 싶어도 온통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꼼짝도 못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들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같은 현상을 이대로 방치했다간 자칫 법 저항까지 불러올 위험이 높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거제경찰서 교통부서 한 관계자는 "관내 한 초교 인근 주민 간담회에서 야간 주정차 편의를 위해 학교측에 운동장을 야간에 일시 사용토록 요청하자 학교측이 펄쩍 뛰었다"면서 "현행법의 경직성이 학교 관계자들조차 어쩔 도리없이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토로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도둑이 들끓는다고 민주국가에서 도둑질한 자를 사형에 처해서야 되겠느냐. 법은 비례성 원칙에 맞게 적용되고, 형벌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결국 죄질에 따라 균형있게 처벌해야지, 현행 민식이법처럼 무차별 적용하는 건 문제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민식이법'은 시행 초기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몇차례 올랐을 정도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는 스쿨존에서 아이들이 장난치고 놀다가 갑자기 차 쪽으로 뛰어와 부딪치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진해 사고가 났는데 민식이법으로 처벌받게 돼 억울하다는 사연이 꾸준히 게재 될 정도다.

결국 국회가 나서서 어린이를 교통사고로부터 적극 보호하되, 보다 상세하게 법조문을 다듬고 현장에서는 일정한 시간과 구역을 정해 속도제한과 주정차를 일시 허용하는 등 탄력적인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