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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포커스] 거제수협, 부실조합서 당기순이익 전국 3위 도약..자구노력 모범엄 준 수협장 "오로지 조합원과 임직원 덕분"..올해 40억 흑자 달성 목표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2.03.14 17:24

거제수협(조합장 엄 준)이 오랜 침체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그것도 경영개선권고조합이라는 오명(汚名)을 씻고 지난해 99억 원(세전)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국 91개 수협 중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앞서 거제수협은 2014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진 이후 매년 부실조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한마디로 허장성세(虛張聲勢)였다. 방만경영은 물론, 조선불황까지 닥치면서 평소 나타나지 않던 부실대출 리스크는 연체율 증가와 함께 눈덩이처럼 커졌다. 마치 황금알을 낳을 것 같이 내세웠던 각종 경제사업의 부실은 더욱 도드라졌다.

그런 와중에 패기와 논리적 경영력을 갖춘 엄 준 조합장이 새 리더로 조합원들에게 선택됐다. 엄 조합장은 2019년 3월 선거운동 기간에 당시 거제수협을 이렇게 진단했다.

"전국 수협의 맏형으로 10여 년 전만해도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우량 조합이었다"면서 "자본금 잠식의 위기까지 내몰린 데는 지도자의 도덕성 결여와 경영실패로 인한 이미지 추락, 이에 따른 주 수익원인 예금 이탈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부실의 정확한 현실을 짚어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껍질을 깨고 알에서 새 생명이 나오듯 완전하고 새로운 수협으로 탈바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불요불급(不要不急) 예산을 통제하고 지역경기와 맞물려 발생되는 연체채권의 정리와 충당금의 회수를 위한 전략팀을 구성하고, 경제사업의 수익 다변화를 위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해 조속한 시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뼈를 깍다시피한 자구노력을 엄 조합장은 거침없이 이행했다. 우선 예식장, 마트 등 일부 적자 사업장을 과감히 폐쇄하는 한편, 8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조합장 자신도 연봉 중 5200만 원 가량을 매년 반납했다.

옥포마트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임대사업으로 전환시키고, 만성 적자가 난 상호금융 점포 두 곳도 흑자로 전환시켰다. 특히 설립 이후 줄곧 연 5억 원 적자상태로 방치되던 수산물 가공공장은 1억3000만원의 흑자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대출금 연체비율도 엄 조합장 취임 당시 6%대까지 치솟던 연체비율을 계속 낮췄다. 올해에는 2%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적자요인을 과감히 털어내므로써 흑자 기반의 주춧돌을 놨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수산물 판매 방식도 다변화시켰다. 거제의 겨울철 대표 수산물인 대구를 홍보·판매하기 위해 2020년 12월 온라인 거제대구수산물축제를 개최, 공영 홈쇼핑에서 손질한 대구(大口) 밀키트 제품을 직접 판매했다.

당초 홈쇼핑 측에서는 2000세트도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3차에 걸쳐 1만 세트(3.2kg 들이)를 판매하는데 성공해 자신들조차 놀랐다.

지난해에는 건멸치 경매를 시작해 거제에서 생산되는 멸치가 지역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면서 지역특산품 가격 안정과 새로운 어민 소득원을 창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결국 지난해 수협중앙회로부터 부여된 목표를 103% 초과 달성하면서 89억 원의 흑자를 올려 10억원의 지원금까지 받게됐다.

지역사회를 위한 배려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수협공제보험 가입 캠페인 우수 조합으로 받은 포상금 300만원 전액을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기부해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대형선망, 대형기선저인망어선 등 큰 어선이 접안, 상장할 수 있는 위판장이 없어 대단위 물량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사업 역시 녹록치 않다. 연안어장 황폐화와 자원 감소로 위판액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 또 환경오염과 바다 생태계 변화, 수산자원 고갈, 조합원들의 고령화와 탈어촌 현상은 물론, 오랜 과제인 호망, 자망 등 업종 간 지역 간 분쟁도 꼭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하지만 거제수협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동안 임직원과 고락을 함께하며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그 각오로 이젠 어떠한 난관도 헤쳐나갈 준비가 돼 있다.

엄 조합장과 임직원들은 상부상조와 인적 결합체에 바탕을 둔 협동조합의 정체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다각적인 생산·가공·유통 분야의 개혁을 통해 올해는 40억 원의 흑자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이를 추진해 나가는 중이다.

취임 후 주변으로부터 '영특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엄 조합장은 "잘될 때 돈 되는 바다를 만들어 놨어야 했는데..조선업이 잘 될 때는 상호금융이 잘 되니 위판에 크게 신경 안 썼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동안 고통을 묵묵히 참아 준 임직원과 조합원들에게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거제수협을 믿고 사랑해주시는 고객들과 마음을 함께 모아 올해도 정해진 성과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드시 전국 수협의 맏형이라는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아 우리 조합원들의 사기는 물론, 거제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거제수협은 11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수협의 효시로 잘 알려져 있다. 긴 역사만큼 수협중앙회장도 3명이나 배출했다.

1908년에 설립되었던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과 거제한산모곽전조합이 모태다. 1972년 거제군어업협동조합으로 합병된 뒤 1989년 4월 1일 지금의 거제수산업협동조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 거제수협에는 75개 어촌계, 3800여 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12개의 상호금융 점포와 5개 위판장, 9개 급유소, 1개 마트, 활어유통센터, 수산물 가공공장, 3개 냉동창고 시설을 갖추고 185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대구(大口) 밀키트 제품 판매를 위해 공영 홈쇼핑에 출연한 엄 준 거제수협장>
<엄 준 거제수협장이 2021년 6월4일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해양공원에서 열린 제26회 '바다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후 김부겸 국무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9일 거제삼성호텔서 열린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 200만불 사전계약 체결후 변광용 시장, 업체 관계자와 포즈를 취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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