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 기호 2번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 기호 4번 무소속 김한표 후보, 기호 5번 무소속 김승철 후보>

- MBC창원방송 2회·채널e뉴스 여론조사 → 오차범위 내외 박종우 '우세'
- 시사저널 여론조사 → 변광용〉박종우 0.2P차 '백중세'...제각각 논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 26일부터 오는 6월1일 투표가 끝나는 오후 7시30분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기간 전인 25일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거나, 금지기간 전에 조사한 것임을 명시해 공표·보도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이에 대한 반박과 시정이 어렵기 때문에 자칫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국민의 진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고려된 조처다.

또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결과가 투표자로 하여금 승산있는 후보에게 쏠리게 하는 소위 '밴드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나, 약자 편을 들게 하는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를 차단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자나 유권자의 입장은 다소 결이 다르다. 박빙의 판세속에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한 후보자나, 지지 후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유권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깜깜이'로 이어지는 막판 1주일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상들도 엄연한 표심이므로 이를 법으로 규제하기보다, 향후 법령개정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기간을 투표일 3일전 가량으로 줄이는 게 옳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언론매체는 거제를 기초단체장 선거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같은 근거는 대우·삼성 양대 조선소가 자리하고 있어 진보 성향의 노동자 분포가 비교적 많은데다, 2018년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시정을 이끌어왔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9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9.84%, 이재명 민주당 후보 44.69%의 지지를 각각 얻어 불과 5.15P라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도 반영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반적으로 보수 표심이 강한 경남의 경우 지난 대선 바람이 그대로 이어지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국정안정론'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MBC경남방송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방선거 성격’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새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권자가 51.7%에 달했다.

반면 ‘새 정부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권자는 34.5%에 그쳤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이 48.9%, 더불어민주당이 28.9%, 정의당이 5.5% 등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이 거제시장을 무난히 탈환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정작 후보자들의 지지율은 박빙 구도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쪼개진 보수 표심이다. 민주당 고정표는 변광용 후보에게 꾸준히 집중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 신인인 박종우 후보가 공천을 꿰찼으나,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한표 후보가 탈당에 이어 무소속으로 나서면서 돌발 변수가 생겼다.

국민의힘의 곤혹스런 속내는 지난 19일 무소속 김한표 후보측과 공방 과정에서 '무소속 후보 찍으면 민주당 돕는다'는 논평으로 나오기도 했다. 

또 시의원 공천 과정의 불만과 후유증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모양새다. 게다가 박 후보는 입당원서 대가 금품제공 의혹으로 선관위 의해 검찰에 정식 고발되면서 다른 후보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박종우 후보측은 최근 거제시장 후보 여론조사 결과가 두세번 나오면서 국면이 반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나 의혹이 차츰 '대세론'에 묻히는 형국이라는 분석이다. 초반 악재와 어려움을 털어내고 시간이 갈수록 '국정안정론'이 힘을 얻게 됐다며 덩달아 고무적이다. 

앞서 지난 16일 MBC경남방송이 공개한 1차 여론조사에서는 양당 후보가 초박빙 양상이었다. 박종우 후보가 35%, 변광용 후보가 34.3%, 김한표 후보가 15.2%, 김승철 후보가 3.5%, 지지후보 없음은 7.7%로 조사됐다.

지난 23일 공표한 2차 여론조사에서 ‘거제시장 후보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박종우 후보가 39.7%, 변광용 후보가 30.6%, 김한표 후보가 16.3%, 김승철 후보가 2.8%로 나타나 변·박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를 약간 넘어섰다. 지지후보 없음은 6.4%였다.

또 MBC경남방송 2차 여론조사 하루 뒤인 지난 24일 채널e뉴스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공개한 여론조사(5월22~23일 진행)에서는 변광용 31.9%, 박종우 43.6%로 두 후보간 격차가 다소 늘었다. 무소속 김한표 13.2%, 무소속 김승철은 1.2%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회 홈페이지 여론조사 결과 참조>

국민의힘과 박 후보측은 이를 당연한 결과라 반색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4년간 변광용 후보의 실정을 표로 심판하려는 거제시민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측은 앞서 세번의 여론조사를 모두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다. 응답율 7~8%대의 500명 남짓한 표본으로 나온 결과가 전체 거제지역 유권자 표심을 대변하기에는 어림없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무시 전략을 쓰고 있다. 들쑥날쑥한 여론조사도 문제지만, 오히려 지지층과 중도 관망층이 막판 결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와 함께 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측면은 적잖게 경계하는 모습이다.

변 후보는 지난 4년간 불찰없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시정을 이끌어오면서 예산 1조원 시대 도래 등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낸데 대해선 시민들이 진정성을 알아 줄것으로 믿고 있다. 현재 다소 바람을 타긴 하나, 무난하게 재선 고지에 오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국민의힘 '배신 공천'에 대한 보수 유권자들의 심판론을 파고 들고 있다. 노련한 국정 경험과 정치 경륜을 바탕으로 확고한 지지층을 결집해 득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의 잘못된 공천 결과를 시민들의 표심으로 심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초박빙 구도는 지난 6일 '입당원서 대가 금품제공 의혹' 보도가 불거진 이후 각 진영이 14~20건의 '논평' '반박논평'을 주고받는 상호 비방 난타전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지난 25일 오후 MBC창원방송 주관으로 거제시장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금품제공 의혹과 반값 아파트 등 논란, 공약 검증 등을 놓고 변·박 두 후보는 날 선 공방으로 벌이기도 했다.

결국 이번 거제시장 선거는 정치 신인으로 단번에 시장 후보에 올라선 박종후 후보의 투지와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노련한 변광용 후보와의 양자 대결로 굳혀질 전망이다.

여기에 박빙 국면을 좌우할 무소속 김한표 후보가 얼마나 득표할지가 여전한 변수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현재로선 각 후보 진영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투표함 마지막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장담키 어려울 정도로 '안갯속'이라는데는 별다른 이의가 없어 보인다.

한편, 유력 종합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26일자 보도를 통해 경남 거제를 서울 종로·강원 고성·경기 의정부·평택·화성과 함께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해 앞서 비슷한 시기 세차례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를 내놔 신뢰성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도표 사진=시사저널>

이 매체는 거제시장 여론조사 결과 "현재 지지도는 변광용 민주당 후보 41.3%, 박종우 국민의힘 후보 41.1%로 0.2%p차 백중세로, 9.9%를 기록한 김한표 무소속 후보가 사실상 승부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며 "보수후보 간 단일화 여부에 따라 결과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무소속 김승철 후보는 0.6%였다.

그러면서 "역사상 줄곧 보수가 권력을 독식해 온 이곳은 거제가 고향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조금씩 민주당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의 의회 과반을 꿰차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시사저널」 의뢰로 여론조사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진행했다. 거제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2022년 5월22~23일 /무선 가상번호 및 유선 RDD 이용한 ARS 조사/응답률 4.7%/표본오차 ±4.4%포인트(95% 신뢰수준)라고 밝혔다.<수정 5.27.09:00→기사 일부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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