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나이 어린 청소년들의 범죄가 흉포화·지능화하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아 논란인 가운데, 법무부가 형사처벌이 가능한 촉법소년((觸法少年) 나이를 만 13세로 낮추기로 해 주목된다.

법무부는 26일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한 소년의 연령을 현행 만 14세(중2)에서 13세(중1)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및 '형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촉법소년'이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14세 소년을 말한다. 형법 제9조에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들은 나이가 어려 형사미성년자로 책임능력이 없다고 본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는다. 따라서, 범죄를 저지르면 경찰서 조사를 거쳐 관할법원의 소년부로 송치된다.

소년부 판사는 심리 결과를 보고 필요할 경우 감호 위탁이나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장·단기 보호관찰, 장·단기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법 개정이 완료되면 만 13세는 촉법소년에서 빠지게 된다. 다만 취학·취업 등 불이익 최소화를 위해 13세에 범한 범죄에 대해서는 전과조회 시 회보를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근거에 대해 "전체 촉법소년 보호처분 중 13세의 비율이 약 70% 상당"이라며 "보호처분을 받은 전체 소년 중 12세(초6)와 13세(중1)의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이는 반면, 13세(중1)와 14세(중2)가 차지하는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장·단기 소년원 송치 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수용된 소년 중 12세(초6) 이하는 거의 없으나, 13세(중1)부터 확연하게 증가한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 소년들의 정신적·신체적 미성숙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형법이 제정된 1953년에 비해 현재의 소년은 신체적으로 성숙했다"며 "사회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사미성년자 연령은 약 70년간 그대로 유지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정신적 미성숙 우려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은 뇌과학의 관점 등 생물학적 판단에 따른 논리적 결과가 아니다"며 "형사정책상 필요성을 기준으로 한 정책적 판단의 결과로 입법 재량에 속하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생물학적으로도 13세와 14세 소년이 특징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없다"며 "미국에서도 뇌과학 연구 결과를 형사책임능력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취지의 견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형사처벌 연령을 확대함에 따라 미성년 전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도 대부분의 소년범은 기존과 같이 소년부 송치될 것"이라며 "계획적 살인범 또는 반복적 흉악범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형사처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0월 현재 소년교도소 수용자 중 14세는 없다고 법무부는 강조했다. 법무부는 또 "법원은 기소된 소년에 대해 심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할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소년부 송치가 가능하다"며 "검찰과 법원의 이중 점검을 통해 미성년자 형사처벌은 신중하게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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