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감정가를 수십배 부풀려 실제 가능한 금액보다 많은 대출금을 받아낸 혐의로 부동산 개발업자와 지역농협 임직원 및 가족, 지인 등 16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해중부경찰서(서장 박진효 총경)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30대 A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논밭을 대지 수준으로 감정평가하기로 공모해 2014년 4월 한 농협에서 통영시 일대 전답의 감정가를 부풀려 14억 원을 부정 대출하는 등, 2016년 10월까지 90여억 원 상당을 부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대출 실행 과정에서 토지 용도가 '전'이나 '답'임에도, 비교 표준지를 가치가 더 높은 인근 '대지'로 삼거나 건축허가 등을 받아 미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임의로 평가해 감정가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칙상 매매 대금과 감정평가서상 평가 금액 가운데 더 낮은 금액으로 대출을 진행해야 하지만, 부풀려진 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결과, 거제시내 한 토지는 2015년 6월 1억1400만 원에 매매됐음에도 감정평가 금액은 10억8400여만 원으로 잡아 실제 대출은 평가금액의 80％인 8억6500만 원이 실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021년부터 고발장을 받아 해당 농협 압수수색과 혐의를 받는 이들의 계좌 추적, 지주 등 관련자를 차례로 불러 수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부동산 개발업자와 농협 직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부정대출 피해는 해당 농협과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채권들이 대다수 회수되지 못한 상태로, 경매 등으로 회수 절차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승인이 된 대출 금액만큼 회수하기 어려워 손해를 회복할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해당 농협은 지난해 이 부실채권 등으로 약 25억 원 충당금을 써서 약 18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처럼 엉터리 결산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거제지역에서도 수년 전 이번과 비슷한 사건이 터져 지역사회에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 조합 관계자를 비롯한 10여 명의 연루자들이 입건돼 일부는 구속되고 전원 유죄선고를 받았다.

해당 조합은 아직도 당시 부실대출 후유증을 앓을 정도로 그 여파가 오랜기간 이어지고 있어 평소 조합장이나 임직원들의 각별한 도덕성과 책임감이 요구되고 있다.<연합뉴스 및 경남도민일보 일부 인용>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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