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및 참석자들이 '수산업 미래성장 약속'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경남도>

어제(3월31일) 오후 이웃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12회 수산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2011년 수산인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한 이날 행사는 식전 축하공연과 영상 시청, 기념사, 유공자 포상,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우는 김을 비롯해서 굴, 전복, 어묵 등이 우리 수출 전략 품목"이라며 수산물을 미래 성장산업으로의 육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수산물 수출액이 역대 최초로 30억 불을 넘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애써 주신 우리 수산가족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여러분이 이룬 쾌거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출전략 품목 육성, 수산업의 스마트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청년이 유입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수산분야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규제를 해소하고 어업분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서 수산인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19일 통영시 유세를 언급하며 "통영에서 보내준 지지와 성원을 잊지 않고 있다"며 "통영 내륙과 한산도 등 도서 지역을 잇는 한산대첩교 건설도 잘 챙기겠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수산업 유공자 포상에 이어,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한민국 90만 수산인들의 9가지 염원을 담은 '수산업 미래성장 약속'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8팀의 참여자가 ‘혁신’, ‘활력’, ‘첨단’, ‘풍요’, ‘미래’, ‘성장’, ‘안전’, ‘세계’의 염원이 적힌 물고기 모형을 LED 전광판에 넣으면 윤 대통령 부부가 '약속' 물고기를 방류해 총 9마리의 물고기가 희망의 바다로 이동하는 디지털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후 윤 대통령을 비롯한 박완수 도지사 등 주요 참석자들은 수산업의 기술혁신과 글로벌화를 위한 '세계 속의 K-bluefood'를 주제로 한 수산홍보전시관을 함께 관람했다.

해당 전시관에는 활어 수산물 등 수산시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신선 활수산물전시관과 수출유망상품이 전시된 수출품목관, 수산식품관 및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촬영하는 특산품 홍보관 등 다양한 수산 먹거리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최근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한 '수산물 수입' 문제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언급이 없어 다소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이는 일부러 논란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히지만,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나 오염수 방류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통영·거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인식과 메세지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물론, 대통령실은 언론사 공지를 통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에 들어올 일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등 논란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써는 모양새다.

이날도 대통령실은 일본 수산물 수입에 대해선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우선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유력매체 '교도통신'은 지난 29일자 보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 당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해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 거제지역 양식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일본과 가까운, 특히 굴이나 멍게 등 양식장이 밀집된 이곳에 와서 '어민 여러분 걱정 마시라'고 한마디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거제나 통영 등 남해안 어민들에게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특히 멍게 수입 보도 등에 대해선 매우 민감한데도 대통령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건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통영시민들과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종우 거제시장, 천영기 통영시장, 장충남 남해군수,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지역 해양수산업계 관계자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점식‧서일준‧이달곤‧강기윤·안병길‧최춘식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한편, 경남도는 관련 브리핑을 통해 △남해안권 해양관광벨트 조성 지원 △신항만 비즈니스센터 건립 △국립 국가중요어업유산관 건립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지원 전담기구(조직) 신설 △경남 의과대학 신설 및 정원 확대 등 의료인력 확충 △거가대로(국지도 58호선) 고속국도 승격 △지방정부 자치조직권 확대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등 주요현안을 이날 대통령실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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