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품 >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이 전개되는 가운데,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에서도 외국인 마약 유통·판매책 등 15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통영해양경찰서(서장 주용현)는 마약을 유통한 외국인 판매책 등 유통조직을 포함해 15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해경은 최근 남해안 일대에서 외국인 선원 등 해양 종사자를 상대로 필로폰 보다 환각작용이 3배나 강한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에 앞서, 해경은 검찰(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과 수사실무 회의를 열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마약사범에 대해 신속하게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긴밀한 협력 끝에 이들을 모두 검거했다.

해경에 따르면, 유통조직은 불법체류자인 총책 A(28) 씨와 B(23) 씨를 중심으로 상·중·하 판매책을 점조직으로 꾸려 마약을 공급했다. 특히 A 씨는 2018년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해 2021년 마약 거래가 발각돼 지명수배에 내려진 상태였다.

검거 과정에서 A 씨와 B 씨는 검문하던 경찰관을 자동차로 친 뒤 달아났다. 수사망을 벗어나려 휴대전화를 끄고 택시를 번갈아 타며 종적을 감췄으나 디지털포렌식과 DNA 감정 등 과학수사를 적극 활용한 해경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해경은 이들이 갖고 있던 시가 6500만 원 상당의 엑스터시 304정, 케타민 11.95그램을 압수했다. 또 판매책을 통해 약물을 구매한 외국인 선원, 유흥주점 접대부 등 투약자 8명도 적발해 불구속 송치하고, 4명은 강제추방했다.

거제지역에서 암약해 온 하위 판매책은 케타민 등 신종 마약과 엑스터시를 노래주점이나 마사지숍, 외국인 전용클럽 등지를 드나드는 선원, 양식장 인부, 조선소 용접공, 유학생 등에게 주로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외국인들만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텔레그램 등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피로를 풀어줄 게 있다"고 꾀어 구매자와 접촉한 뒤 지정한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오는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경찰 추적을 피해 왔다.

검거된 투약자 일부는 유흥주점에 마약을 투약한 뒤 접대부와 ‘환각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해경 조사에서 고된 노동과 향수병을 못이겨 마약에 빠져들었다고 자백했다.

해경은 이와 함께 거제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외국인 마약투약 선원도 형사기동정을 이용해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조선소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 마약사범도 계속해서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인은 신분 확인이 힘들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만큼 제도적 안전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집된 지역에 이번 사건과 유사한 유통조직이 더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영해경은 정부의 마약범죄 척결 방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마약전담수사팀을 운영해왔다. 지금까지 수사력을 집중한 결과 엑스터시, 필로폰 등을 유통·판매·투약한 일당 등 총 31명을 검거해 17명을 구속 송치하는 성과를 냈다.

<해경 수사관들이 거제 해상에서 조업중인 한 선박에서 외국인 마약사범인 선원을 검거하는 모습>

<외국인 마약 투약사범을 검거 호송하는 모습>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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