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 뷰' 오는 20일 준공...지역주택조합→임대아파트 전환 전국 첫 성공사례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산 100번지에 위치한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 뷰 아파트단지 조감도>

거제시 연초면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 뷰' 아파트가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 짓고 마침내 오는 20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역주택조합으로 출발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전국 최초로 임대아파트 전환에 성공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 뷰' 아파트는 한내리 산 100번지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에 9개동으로 지어졌다.

전체 642세대 중 조합임대 550세대와 일반임대 50세대 및 일반분양 42세대로 각 구성 됐다. 아파트 평형은 59㎡, 74㎡, 84㎡ 등 3가지 타입을 갖췄다.

시행은 지역 향토기업인 (주)시온토건이 맡고, (주)시온건설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부대시설로는 관리사무소와 피트니스클럽, 작은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 놀이터 등이 들어섰다.

아파트가 들어선 곳은 앞쪽엔 고현 앞바다가, 뒤에는 거제명산인 앵산이 자리해 멋진 조망과 더불어 쾌적한 환경이 돋보인다.

주변 입지 역시 한내조선특화농공단지·오비일반산단·한내공단 등이 가까워 풍부한 미래 수요까지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착공에서 준공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위기와 지난함의 연속이었다. 2014년 '대우 이안'으로 출발해 2015년 지역주택조합 창립총회까지 겨우 마쳤으나 그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사업기간이 다소 길지만, 토지구매에 따른 각종 금융비용과 운영비용을 줄여 일반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7년 들어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은 곧바로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대출이자는 물론, 기타 부대비용까지 급격히 증가하면서 조합도 이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조합원들의 실직과 이로인한 이탈, 금융비용(이자) 증가 등으로 신용불량자까지 내몰리는 형편에 사업성까지 떨어지는 현실에 부닥쳤다. 너무나 큰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는 오로지 임대주택으로 전환뿐이었다.

이 와중에 2018년 주택조합을 떠맡은 김길상(52) 조합장은 전국의 지역주택조합을 찾아 발품을 팔아가며 현장상황 파악에 나섰다. 한편으론 거제시 관계부서를 찾아 공무원들을 붙들고 '살려달라'고 사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행법에는 지역주택조합이 임대주택으로 전환이 안된다고 돼 있으나 뚜렷한 이유도 없다. 또 임대주택으로 전환된다해도 인허가가 취소되는 상황에까지 내몰린다는 현실 역시 부정할 수도 없는 형국이었다.

그런 절절함이 통했을까. 거제시에서 임대주택 전환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면서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임대주택은 내 소유의 집은 아니지만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는다. 물론,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일단 진행되면서 안정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뒤따랐다.

특히 임대로 전환되면서 당초 620만 원의 분양가 이자후불제 등으로 당장 납부해야 될 잔금 부담이 줄었다. 또 4년 뒤 현재 현금가치에서 확정 분양가로 맞춰줘 720만원의 분양가로 산정되도록 했다.

그러나 걸림돌은 또 있었다. 이미 불어난 대출이자와 각종 부대비용 때문에 선뜻 시공을 맡겠다는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합이 당시 처했던 어려운 재정상황도 유망한 건설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김 조합장은 하는 수 없이 건설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조합이 처한 사정을 설명하고 읍소한 끝에 지역에 기반을 둔 시온건설개발이 공사를 맡게 됐다.

하지만 어렵사리 사업 참여를 결정한 시온건설개발도 공기가 지연되면서 인상된 자재값 등으로 애로가 가중되기도 했다. 그래도 시온건설개발은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주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시공 약속을 지켜주는 성의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시온건설개발측은 분양 초기 발생하는 분양광고비만큼 입주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줘 그 비용이 10년 뒤 확정 분양가에 산정되도록 도와 주기까지 했다.

결국 이 모든 게 전국 최초로 지역주택조합에서 임대주택으로 성공적 전환을 일궈 낸 값비싼 밑거름이 됐다.

요즘 김길상 조합장은 지금껏 함께 손발을 맞춰 온 정대철 총무이사와 오는 20일 준공 이후 조합원들을 맞게 될 입주지원센터 단장에 여념이 없다.

입주 시점까지 무사히 조합을 이끌어 온 그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김 조합장은 "당시 우리 조합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때 선뜻 어려움을 무릅쓰고 공사를 맡아 오늘까지 무사히 오게 된 데는 시온건설개발측의 고마움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조합원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선뜻 나서준 거제시장님을 비롯한 담당공무원들의 결단과 협조 역시 큰 도움이 됐다"며 "거제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없었다면 전국 최초로 지역주택조합에서 임대주택으로 전환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은 무주택 서민으로 조합에 가입한 것 때문에 안정적인 주거생활이 불가능하고 신용불량의 위험까지 떠안고 있다"면서 "임대주택으로라도 주택을 적기게 공급하게 되면 주거안정성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나름 겪었던 노하우를 풀어놨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에 200여개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혹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리하게 부실한 조합을 끝까지 끌고가는 병폐를 막아 더는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위험을 막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 뷰' 아파트 단지가 오는 20일 입주를 앞두고 말끔하게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입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파트 실내>

<넉넉하고 아늑함이 강점인 아파트 거실 전경>

<입주지원센터도 모든 정리를 끝내고 본격적인 입주 지원 채비를 갖추었다>

<2018년부터 연초지역주택조합을 맡아 사실상 모든 과정에서 손발을 맞춰 온 김길상 조합장(왼쪽)과 정대철 총무이사>

<시공과 시행을 맡은 시온토건, 시온건설개발 홈페이지 갈무리>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