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찰 기동대원들이 거제시 고현천 일대에서 유기된 영아 시신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거제저널 독자>

경찰 "영아 시신 못 찾아도 혐의 입증 문제 없다"

[續報] 경찰이 생후 5일만에 친부모에게 살해돼 하천에 버려진 영아 시신 수색에 나섰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대장 권유진 경정)은 4일 오후 2시부터 거제시 고현천 주변에 대해 기동대원 등 70여 명을 투입해 수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거제시 고현동 중심가를 흐르는 고현천은 앞서 구속된 20·30대 부부가 지난해 9월 살해한 영아 시신을 비닐봉지에 싸 버렸다고 지목한 곳이다.

경찰은 이날 하천 수위가 가장 낮아지는 시간대에 맞춰 경력을 투입해 고현천 끝 지점과 맛닿은 해안가 갯벌 구간까지 수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후 3시부터 내린 많은 비로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30대 여성과 20대 남성 부부를 구속해 유치장에 수감했다.

이들 부부는 당초 지난 달 29일 긴급체포 당시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있어 근처 야산에 손으로 10~15cm 깊이의 구덩이를 파 묻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경남청·고성·거제서 형사요원과 기동대원 등 80여 명과 경찰탐지견까지 동원해 고현동 충혼탑 부근 야산을 수색했지만 사체를 찾지 못했다.

이후 계속된 추궁에 30대 친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출산한 사실을 친정에서 알게 되면 헤어지라고 할까 싶어 아이를 목 졸라 죽인뒤 하천에 버렸다"고 실토해 이틀간 야산 수색에 진땀을 뺀 경찰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앞으로 관건은 영아 시신 확보 여부다. 시신 유기 후 10개월 가량이 지난 시점에다, 성인도 아닌, 영아 시신은 어류나 동물에 의해 훼손되거나 자연 유실됐을 개연성이 높다.

최근 통영해경도 고현천과 연결된 고현만 주변에서 발견된 영아 시신은 없다고 경찰에 통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3~5월 거제시에서 진행한 고현천의 대대적인 청소에서도 영아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거제저널 독자 오 모씨는 4일 "지난 4~5월께 현 유기 장소보다 상류 쪽으로 이동한 지점에서 사체 썩는 냄새가 한 열흘간 심하게 난 적이 있다"며 "매일 산책하는 일행들이 민원을 넣자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이메일로 약도까지 그려 제보했다.

그는 "물론 멧돼지 등 야생 동물일 수도 있지만, 다른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하다 뒤늦게 유기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기 장소도 부부가 지목한 지점에만 국한하지 말고 수색 범위를 좀 더 넓힐 것"을 주문하는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사 절차상 유기 장소로 지목된 곳을 수색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현실이다. 

다만, 경찰은 영아 시신을 못 찾아도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부가 공범으로서 상호 진술이 확보된데다, 법원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지역일각에서는 "아기를 살해 후 고현천에 버렸다"는 이들 부부 진술도 믿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들 부부가 그동안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낸 잦은 거짓말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사건은 '시신없는 살인사건'이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고현천 수색이 마무리되면 구속된 부부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기소 의견'으로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7.5  07:12 수정→기사 보강>

<고현천 변 갈대 숲 속을 수색하고 있는 기동대원들. 사진=거제저널 독자>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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