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출처=Daum 인물>

지난해 7월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58·경찰대4기) 총경이 결국 경찰을 떠난다.

류 총경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5년간 경찰조직의 일원으로 사명감을 갖고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지만, 최근 경찰 중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웠다"며 "감히 14만 경찰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그는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민원실로 이동해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직서'를 제출했다.

류 총경은 지난 27일 경찰청 총경급 인사에서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112상황팀장은 총경 한 계급 아래인 갓 승진한 경정이 주로 맡는 자리로 여전한 보복인사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날 경찰 내부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저는 이제 사랑하는 경찰 조직을 떠나고자 한다"면서 "저의 사직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보복 인사를 멈추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청장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경찰대 후배인 윤희근(55·경찰대 7기) 경찰청장 앞으로 회한의 당부를 남겼다.

류 총경은 또 "국민들께서 경찰 조직이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오롯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로서 긍지를 갖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게 경찰 조직을 지켜달라"며 "비록 저는 사랑하는 경찰을 떠나지만 앞으로 조직과 후배들 곁을 지키며 경찰 역사의 흐름 앞에서 당당하고 부끄럼 없는 선배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총선 출마설 등과 관련해서는 그는 "정치할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류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이던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직위해제 돼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울산광역시 출신인 류 총경은 경정으로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 폭력계장, 광역수사대장을 거쳤다. 총경 승진 후 부산경찰청 수사2과장·외사과장·청문감사담당관, 연제·영도서장,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울산중부경찰서장을 역임했다. 2015년 경남경찰청에서 홍보담당관을 맡기도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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