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폐업하면서 임금 체불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위해 직원들의 고소취소장을 위조한 거제지역 조선하청업체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4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차선영 판사는 사문서위조 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하청업체 대표 A(60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20년 5월 운영하던 업체를 폐업하면서 체당금 신청을 위해 직원들로부터 미리 고소장과 고소취소장을 받은 후 고소취소장 작성 일자를 임의로 기재(위조)해 검찰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체당금은 업체 폐업이나 도산 시 근로자가 사업주로부터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 국가가 대신 체불금액의 일부를 지급하는 제도다.

이같은 체당금를 발생시킨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선 반드시 고소가 있어야 한다. 즉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고소가 취소되면 처벌할 수 없다.

이에 A씨는 처벌을 면하기 위해 현장소장과 총무를 시켜 직원들로부터 향후 퇴직금 지급을 조건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할 고소취소장을 미리 받아 두었다.

이후 A씨는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고소취소장에 임의로 날짜를 적어 제출해 실제로 불기소 처분됐다.

그러나 당시 고소 취소장을 미리 회사에 제출했으나 퇴직금을 받지 못한 일부 노동자가 지역 노동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범행이 들통나 A씨 등은 재판에 넘겨졌다.

결국 고소취소장을 미리 받도록 시키거나, 날짜를 임의로 적은 대표 A씨와 이를 알고도 A씨 지시를 실행한 현장소장과 총무는 모두 '사문서위조죄'의 공동정범 관계에 해당된다. 다만, 양형에 있어서는 현장소장과 총무는 다소 참작될 여지는 있다.  

재판부는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형사 처벌을 면하고자 직원들을 동원해 수십장의 고소취소장을 위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실형이 선고된 A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았으며, A씨는 즉각 항소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노동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실제 수사기관이 노동자를 상대로 고소 취하를 언제 했고 그 진위가 뭐지 제대로 조사하면 다 처벌할 수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업주들의 악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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