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경남경찰청장이 주말인 5일 오후 김해시 외동 소재 신세계백화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아 근무중인 경찰특공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남경찰청>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 분당구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찰이 행정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경남경찰청장(청장 김병수)은 경남도 재난상황실과 함께 흉기 소지자 등 범죄행위자 출현이나 대형 강력사건 발생시 '안전문자'를 즉시 발송해 시민들이 범죄 발생과 진행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이미 경남도청 재난상황실과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며 "흉기 소지자 등 에 대한 신고가 112로 접수되면 도 재난상황실에 재난안전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해 관련 상황을 시민들에게 전파하는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해 즉시 가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중밀집지역 특별치안활동은 도민의 불안감이 안정될 때 까지 당분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병수 경남청장은 지난 5일 오후 김해 외동 신세계백화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아 근무중인 경찰특공대원 등에게 "현 상황이 테러에 준하는 엄중한 상황임을 함께 인식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청장은 또 시설관계자와 백화점 내부를 둘러 보고 "내방객 안전을 위해 경비인력 증원 배치 등 특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일에는 도내 23개 경찰서장, 175개 지구대장(파출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특별치안활동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은 "형사활동 확대, 기동대·특공대 대형마트 등 다중밀집지역 배치,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지역안전 순찰강화 등 가시적인 경찰활동으로 도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전력을 다해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거제경찰서도 경찰이 집중관리하는 디큐브백화점과 고현시장 등 관내 다중밀집지역 7곳에 대한 합동점검을 시작으로 특별치안활동에 돌입했다.

김명만 거제서장은 지난 5일 장평동 디큐브백화점에서 실시한 협력단체 합동점검에서 시설관계자와 긴급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을 지도했다. 또 보안관리자 등에게는 범죄예방을 위한 CCTV 상시 모니터링과 주변 순찰 강화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거제시청 관제센터에는 범죄 징후를 신속히 발견·대응하기 위해 빈틈없는 관제활동에 임하도록 당부했다. 거제서는 앞으로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유관기관과 방범진단 후 적재적소에 맞는 방범시설물을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김 서장은 "현재 시민들의 불안감이 매우 큰 만큼 자체 경력뿐만 아니라 경남청 기동대 경력 요청과 협력단체 합동순찰 등 가용경력을 최대 동원하겠다"면서 "거제시민과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 더욱 빈틈없고 신뢰받는 치안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살인 예고지역과 다중이용시설 등 전국 15개 경찰청 36곳에 소총·권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 127명을 전진 배치하는 한편, 전술장갑차 10대도 추가 배치했다.

잇따라 예고되는 살인 예고 게시글도 모방범죄를 부추키며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10대들이 장난삼아 올린 글로 인해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경찰은 협박성 글 게시자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림동 사건 이후 온라인 살인 예고글은 최소 42건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중 30명의 게시자를 체포해 조사중이다. 이들 가운데 1명은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29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단순히 불안감을 조성하는 게시물에 대해선 경범죄처벌법 외에 사실상 엄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불특정 다수의 공중 일반에 대한 안전을 침해·위협하는 '공중협박행위'를 테러 차원으로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법령 개정이 이뤄질수 있도록 법무부에 입법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외신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잇단 국내 범죄에 대해 "비교적 치안상황이 안정돼 있다는 한국에서도 이제 묻지마 범죄가 골치 아픈 사회문제가 됐다"고 보도할 정도로 심각성을 더 해 주고 있다.

한편 지난 7월21일 오후 2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범인 조선(33)이 미리 준비한 흉기를 무차별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범인 조선은 신상공개가 결정됐고,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 기준에 부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검거 직후 범행 이유에 대해 "나는 불행한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어, 2주 후인 3일 저녁 5시59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앞 AK플라자에서 범인 최원종(22)가 모닝승용차를 인도로 돌진시킨 후 미리 소지한 흉기를 쇼핑객들에게 무차별 휘둘렀다.

이 난동으로 앞서 차에 부딪혀 심정지 상태로 긴급 후송된 60대 여성 1명이 치료 도중 6일 새벽 안타깝게 숨지고 무고한 시민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5일 구속된 범인 최원종은 중학생 때 이미 성격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영재라는 말까지 들었으나 특목고 진학에 실패하면서 증상이 더욱 심해져 2020년 정실질환의 일종인 '조현성 성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로 정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치료를 거부하는 등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데다, 평소 주변과 어울리지 못할 정도로 '외톨이'로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조씨는 범행 직후 "누군가 나를 스토킹 하려고 해 그랬다"고 말했다.

<김명만 거제경찰서장이 다중밀집지역인 장평동 디큐브백화점을 찾아 관계자들과 '묻지마 범죄' 예방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거제경찰서>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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