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8일 오후 4시 발표 제6호 태풍 '카눈' 현재 위치 및 예상 진로도>

발생 초기부터 잦은 변덕을 부리던 제6호 태풍 '카눈'이 통영 부근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풍 피해 최소화에 각 계가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8일 오후 5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 지자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철저한 사전 준비를 당부했다.  

앞서 기상청이 이날 오후 4시 발표한 태풍 이동경로(예상경로)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9시께 통영 부근에 상륙한다. 이후 내륙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충북 등을 거쳐 10일 밤 서울과 수도권을 통과할 것으로 예보됐다.

8일 오후 4시 현재 태풍 '카눈'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230㎞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0ha, 순간 최대 풍속은 35m/s, 강풍 반경은 350㎞, 폭풍 반경은 150㎞에 달한다. 태풍 강도는 '강'이며, 북쪽으로 매시 18㎞ 속도로 초기 3~5㎞보다 다소 빠르게 이동 중이다.

카눈이 먼저 휩쓴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차량이 뒤집히고 주택 일부가 무너지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오키나와 전체 3분의 1에 해당하는 21만여 가구와 가고시마현 9000여 가구가 정전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 태풍은 오는 12일 오전 3시께 북한 강계 서북서쪽 약 6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이 접근하는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예상 강수량 100~200㎜, 많은 곳은 경남 남해안 300㎜ 이상, 경남 서부내륙 지역은 400㎜ 이상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곳에 따라 시간당 40~60㎜ 가량의 집중호우도 예상된다.

태풍 내습시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권 최대 풍속은 40m/s, 평균 25~35m/s로 전망했다. 경남 남해안은 강풍과 함께 최고 5~6m, 거제시 동부면 앞바다는 최고 8m의 거대 파고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작년 힌남노에 비해 70% 강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힌남노는 강하긴 했지만,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이 5시간 정도로 빨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태풍은 10시간 정도 한반도를 느리게 통과할 거로 예상돼 위험 총량으로 따지면  ‘힌남노’보다 결코 덜 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거제시는 8일부터 태풍 북상과 관련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이날 박종우 거제시장은 재해취약지역 현장 점검과 함께 안전조치가 미비한 곳은 현장에서 즉시 조치토록 지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지난 집중호우로 유실된 다포-여차 구간, 함목-다대구간 도로 복구 상황을 둘러보고 추가 피해 우려는 없는지 면밀히 살폈다.

이어 국도 14호선 일대와 소동 단구간 확장 공사현장을 찾아 법면 토사붕괴 우려 지점에 톤백마대를 긴급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물 보강을 추가 주문했다.

또 태풍 피해가 잦은 여차항 등 항만 시설물을 점검하고 거제 댕수욕장에 조성된 천막 등 편의시설 철거작업을 지켜보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박종우 시장은 "이번 태풍으로 시민의 소중한 인명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태풍 및 호우상황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역시 태풍 북상과 관련해 '비상 1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이날 경남도는 태풍 대비 대책회의를 통해 전 시·군에 장기간 지속된 장맛비로 산사태, 급경사지 등 사면붕괴의 우려가 높은 만큼 위험지역 예찰을 강화토록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기상 및 현장상황에 따른 행동요령을 도민들에게 신속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재난문자, 예·경보체계, 마을방송 등 가용 가능한 홍보 매체를 적극 활용토록 했다. 

만약 태풍으로 인한 위험상황 발생 시 무엇보다도 신속한 접근 통제와 인근 주민부터 즉시 대피시키도록 메뉴얼에 따른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주문했다.

통영해경과 창원해경도 태풍 북상 대비 상황판단 회의를 개최하고 지역구조본부를 가동,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해경은 각 해상터미널은 물론, 다중이용선박(유·도선, 낚시어선) 피항 계획 및 피항지 확인 범검과 함께 민간선박 계류 상태 등 현장 점검을 통해 선제적 대비·대응으로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조선소도 비상이 걸렸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태풍 방재 종합상황실 24시간 가동을 개시했다. 태풍의 진로를 지속 확인하면서 대응 수위를 점차 높일 방침이다. 태풍의 영향권이 적은 지역으로의 선박 피항을 준비함과 동시에 태풍 영향권에 들기 전부터 옥외 및 크레인 작업중단, 해상 크레인 조기 피항 등의 조처를 내렸다.

안벽 계류 선박 홋줄(고정로프)을 기존 20개에서 50개 이상 설치해 결속력을 높이는 한편, 배수구·배수로·절개지 등을 점검했다. 아울러 예인선을 24시간 비상대기시키고 전 직원의 비상연락망을 유지하고 전사 방재위원회를 가동키로 했다.

삼성중공업도 종합상황실을 열고 실시간 기상분석과 단계별 태풍 대비책 이행을 준비 중이다. 사전에 선박 피항 조치, 안벽 계류 중인 선박의 고정(무어링) 로프 보강, 승강교 철거, 집중호우 대비 배수로 점검 등 침수·해일·정전 피해 최소화를 위한 주요 안전 조치사항들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거제시 방재 관계자는 "이번 여름 첫 태풍 내습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철저한 대비를 해나가겠다"면서 "시민들도 태풍으로 인한 기본적인 대응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안전수칙 준수 등을 통해 피해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박종우 시장이 지난 집중호우로 유실된 다포-여차 구간, 함목-다대구간 도로 복구 상황을 관계공무원들과 둘러보고 추가 피해 우려는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

<박종우 시장이 태풍 북상에 대비해 관계공무원을 대동하고 남부면 여차항 등을 사전점검 하고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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