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단체·야권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결정 당장 철회하라"

23일 오전 거제·통영시민사회단체 및 지역 야권이 거제시청 앞에서 일제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투기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 국내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24일 오후 1시를 시작으로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134만톤을 30년간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거제시민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이 핵오염수를 투기한다면 그 기간은 3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는 태평양 해양을 향해 30년 동안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시민행동은 이어 "우리 국민 85%가 핵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고 생산자인 어민은 생존권, 소비자는 건강권 침해를 염려하며 수산물 소비를 외면해 왔다"면서 "태평양 연안국가와 일본 어민들도 곳곳에서도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일본을 향한 적개심도 드러냈다. 이들은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에서 약탈을 일삼고 다니던 일본 해적을 일컬어 왜구라 불렀다"며 "일본이 일으킨 임진왜란으로 우리 강토는 짓밟혔고, 20세기 초 제국주의 본색을 드러내며 세계대전을 일으킨 침략의 나라"라고 정의했다.

이들 단체는 "독극물 중의 독극물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수많은 해양생물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며 "기준치 180배의 후쿠시마 우럭과 해양생물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생명까지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건강권, 어민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핵오염수 투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일본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함을 인식하기 바란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가짜뉴스로 정부와 과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면서 "과거 광우병 사태에서부터 십수년간 이어진 괴담 정치로 우리 정치는 국민 신뢰를 잃었고 치뤘던 사회적 비용 또한 막대했다"며 일본 원전 핵오염수 방출 반대를 주장하는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론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이를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여당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막상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가 전격 결정되자 국민의힘 텃밭인 거제를 비롯한 영남권에서도 어업인·상인을 중심으로 민심이 크게 술렁이는데다, 전국적인 반발 강도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어입인과 상인들은 정부·여당에 적절한 생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피해 어민 지원책으로 2000억 원 예산을 배정하고, 앞으로 메뉴얼대로 감시·대응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현재로선 대국민 설득 외에 당장 불안감을 해소할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인류 역사에 죄를 짓는 일본정부를 대변하지 말라"며 "차관급을 내세워 두루뭉술하게 변명하지 말고 대통령이 앞에 나서서 확실한 대책을 국민께 설명하라"는 거센 공세에 직면해 있다.

앞서 지난 22일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차관급)은 "일본 측의 방류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달부터 정부가 일본 측과 논의해 온 오염수 방류 관련 후속조치와 관련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유튜브 영상도 논란거리다. 해당 영상은 용산 대통령실이 3800만원 원을 들여 제작한 4분25초짜리 분량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해도 우리나라에 위험하지 않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돈을 들여 일본 정부 입장을 홍보하는 꼴"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실이냐"고 꼬집었다.

다음은 '거제시민행동'의 기자회견문이다.<수정→기사보강 8.24 10:55>

"일본 정부는 핵 오염수 투기 결정을 철회하라"
"윤석열 정부는 어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 확보에 나서라"

◯ 일본 정부는 내일부터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한다고 개시일을 밝혔다. 일본이 핵 오염수를 투기한다면, 그 기간은 30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를 태평양 해양을 향해 30년 동안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

◯ 그동안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바다 투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세계 곳곳에서 이어져 왔다. 우리나라는 국민 85%가 핵 오염수 투기에 반대했다. 생산자인 어민은 생존권을 두고 시름 했고, 소비자는 건강권 침해를 염려하며 수산물 소비를 외면해 왔다. 태평양 연안국가 곳곳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컸다. 심지어 일본 국민과 더불어 일본 어민들의 반대는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으로 세계에 알려졌다.

◯ 일본은 침략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13~16세기경,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에서 약탈을 일삼고 다니던 일본 해적을 일컬어 왜구라 불렀다. 일본이 일으킨 임진왜란으로 우리나라 사람들과 강토는 짓밟혔다. 20세기 초 제국주의 본색을 드러낸 일본은 세계대전을 일으켜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전쟁을 일으킨 침략의 나라이다.

◯ 이러한 침략의 역사를 가진 일본이 생명의 근원인 바다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해양 생태계파괴로 공멸을 불러올 핵 오염수 해양투기는 철회해야 한다. 수산물 소비가 가장 많은 자국민까지도 외면하는 일본 정부는 이 전쟁으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 우리는 공존을 바란다.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원한다. 독극물 중의 독극물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수많은 해양생물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그 결과는 해양생물에 그치지 않고 사람의 생명까지 해칠 것이다. 기준치 180배의 후쿠시마 우럭이, 저서생물이, 수많은 해양생물이 사람을 공격하고 나설 것이다.

◯ 지금이라도 일본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에 덧씌워진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관을 버리고 생명과 평화의 길로 나서길 바란다. 인류 공멸의 길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우리 어민과 시민들은 평화로운 바다를 포기할 수 없다. 일본은 핵 오염수 투기를 철회하고 안전한 처리 방안을 세계 각국과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건강권, 어민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민 85%가 반대하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일본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함을 인식하기 바란다.

하나. 일본 정부는 핵 오염수 투기결정을 폐기하라.

하나. 윤석열 정부는 어민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핵 오염수 투기에 적극 반대하라.

하나. 서일준 국회의원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는 어민 생존대책을 마련하라.

2023년 8월 23일

거제시민행동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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